정부가 9.10 대책으로 연말 취득세 감면혜택 카드를 빼내자 10월 들어 거래량이 반짝 증가했지만 가격은 여전히 약세에 머물렀고, 매수세 역시 잠잠해졌다. 또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 및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유예 등 규제 완화도 투자심리를 살리지는 못했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4구의 재건축 아파트값은 작년 말과 비교해 -9.59% 떨어져 서울(-9.36%) 및 경기(-7.54%) 평균보다 하락 폭이 컸다. 구별로는 강동(-13.25%), 강남(-10.67%), 송파(-9.43%), 서초(-6.74%) 순으로 많이 하락했다.
최근 5년간 강남4구 재건축 아파트값 변동률을 살펴보면 2008년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16.18% 하락했다가 이듬해인 2009년 20.84%로 회복하는 듯 했다. 그러나 2010년 -2.62%로 다시 떨어진 데 이어 2011년 -5.84%, 2012년 현재 -9.59%로 3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처럼 강남 재건축 시장이 맥을 못추는 이유는 부동산 경기 장기침체와 더불어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 사업지연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 악재로 인해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 붙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장 전문가들은 급매물만 쌓일 뿐 매수세가 전혀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때 강남 불패 신화로 불리던 개포·대치·잠실·둔촌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의 매매가는 고점 대비 30~40% 가량 빠진 상황이다. 올 들어서도 대다수 단지가 15% 안팎으로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3단지 36㎡는 현재 4억9500만원~5억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1년새 1억원 이상 빠졌다.
개포주공1단지도 연초 대비 8000만~1억원 가량 빠진 가격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36㎡는 4억9000만원 선, 49㎡는 7억500만원 선까지 호가가 떨어진 상태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15㎡는 연초만 해도 10억원 안팎을 호가했지만 현재 8억2000만~5000만원 선으로 1억5000만원 이상 떨어졌다.
강동구 둔촌주공1단지 25㎡도 연초 3억9000만원에서 1억원 가량 빠진 2억9000만~2억9500만원에 나와 있다.
개포동 N공인 관계자는 “가뭄에 콩나듯 급급매 위주로만 거래가 이뤄지는 탓에 가격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바닥의 깊이가 어디까지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