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 2라운드]출범 1년, 아직은 걸음마… ‘한국형’ 떼고 ‘글로벌’로

입력 2012-12-1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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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저성장 시대 투자대안으로 부상

자산관리 변혁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한국형 헤지펀드’가 첫돌을 맞았다.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관(官)의 평가와 반쪽짜리 성과에 불과하다는 민(民)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모은 점은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투자자 인식도 달라졌다. 과거 헤지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주범으로 낙인 찍혀 ‘시장을 교란하고 과도한 차입(레버리지)을 이용하는 위험한 상품’이란 오해를 받았다. 그러나 민관의 노력으로 이제 헤지펀드는 위험(리스크)을 분산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형 헤지펀드’ 원년 성적표는 어떨까. 출범 초 1500억원으로 출발한 설정액은 1년만에 1조원으로 불어났으며 펀드수도 12개에서 19개로 늘어났다.

펀드운용의 핵심인 전문인력도 70여명 가까이 확충되고 중소형운용사들까지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1년간의 운용실적(트랙 레코드)이 쌓인 만큼 연기금 투자도 기대해 볼만 하다. 양(量)적인 부분은 일단 성공이다.

문제는 질(質)이다. 19개 펀드 가운데 14개 펀드 전략이 ‘롱숏’을 활용하고 있다. 롱숏이란 저평가된 주식을 사고 고평가된 주식을 팔아 양쪽의 가격차이를 수익으로 가져가는 것을 뜻한다.

해외 헤지펀드에서 흔히 이용되는 ‘이벤트드리븐’이나 ‘CTA’ 등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벤트드리본은 각종 이벤트로 인한 가격변동 과정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는 전략을, 또CTA는 금이나 원유, 옥수수 등 원자재의 가격 방향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운용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초기 ‘한국형 헤지펀드’는 일반 사모펀드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규제 만큼은 훨씬 더 강력하다. 펀드 매니저가 초기 위험을 무릎쓰고 시장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 ‘펀드매니저=운용역량’으로 대변되는 헤지펀드 시장의 추가 성장을 위해 우선적으로 신경써야 할 문제다.

‘한국형’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도 숙제다. 글로벌 헤지펀드 가운데 시장 앞에 ‘○○형’이 붙는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금융당국이 초기 시장 보호를 위해 별도의 규제를 마련하면서 붙게 됐다. 최근 당국의 규제완화 노력에 힘입어 헤지펀드 본연의 성격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업계도 ‘한국형’에서 벗어나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힘써야 한다.

이제 ‘한국형 헤지펀드’는 제2라운드를 맞았다. 철옹성 같던 규제도 완화되고 있고 시장팽창의 키를 쥐고 있는 기관들도 투자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형 헤지펀드가 2021년까지 60조원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년을 내다보는 계획에 현재의 설정액 1조원은 미미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규제완화, 운용전략 다양화, 개인투자자 인식변화 등 정부, 업계, 시장의 노력이 병행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첫술에 배부르랴. 시행착오 속에서 얻어진 내공은 시장을 더 탄탄하게 만든다. 다행인 점은 꽁꽁 얼어붙은 글로벌 투자심리 속에서도 시장에는 이미 온기가 돌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성장기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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