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ING생명 인수 18일 재논의

KB금융그룹 이사회가 ING생명 인수 결정을 18일로 연기해 안갯속에 빠졌다.

애초 금융권에서는 일부 사외이사의 반대가 있지만 표 대결에 들어가면 찬성 쪽이 우세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사회가 결정을 유보하면서 KB금융의 ING생명 인수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5일 명동 본사 7층 회의실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안건을 상정했지만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오는 18일 회의를 속개해 재논의하기로 했다.

KB금융 이사회는 “집행부로부터 보고를 받은 후 논의를 했지만 사안이 중대하고 자료가 방대해 좀 더 내용을 검토하고 구체적으로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12월18일 다음 이사회를 속개해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ING생명 인수가 꼭 필요하다며 인수를 반대해온 사외이사 설득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사외이사들이 반대 근거로 든 ING생명 인수가가 너무 비싸다는 주장에 어 회장은 이사회의 요구에 맞춰 2조4000억원대 이하로 가격을 낮춰 인수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금융권은 내다봤다. 현재 어 회장이 인수가를 어느 정도 낮췄는지는 정확히 나오고 있지 않지만 2조2000억원대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어 회장이 제시했던 인수가는 2조7000억원대이다.

어 회장 처지에서는 이사회 요구보다 더 낮은 가격 협상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이사회에서 승인해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부 사외이사가 가격이 문제가 아닌 보험업황이 더 나빠질 수 있어 인수 시 KB금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반대의사를 굽히지 않아 인수 지연이 계속되고 있다.

어 회장은 계속된 인수지연으로 리더십에 심각한 손상을 입고 있어 난감해하고 있다. 특히 이사회를 통과하더라도 금융 감독당국이 승인을 해 줄지도 의문이다. 앞서 KB금융이 ING생명 인수 대금 중 1조원은 국민은행으로 배당받아 충당할 계획을 세웠지만 금융 감독당국의 제동으로 5000억원 배당으로 낮춘 바 있다. 이 같이 어 회장은 금융 감독당국과 타협점을 모색하는 분위기를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어 회장과 이사회와의 갈등으로 다시 금융 감독당국이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와 ING생명 인수전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