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0년]로또의 경제학… 많이 모일수록 크게 터진다, 하지만…

입력 2012-11-29 10:23 수정 2012-11-3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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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개 숫자 중 6개를 맞혀야만 하는 814만분의 1의 당첨 확률. 흔히 사람들은 로또를 한 사람이 벼락에 두 번 맞을 확률, 또는 쌀 세 가마에 흑미 한 알이 나올 확률에 비유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발매되는 복권의 경우 당첨금 기댓값은 복권 구입 가격의 50.0∼64.8%다.

1000원짜리 복권을 사면 당첨 기댓값이 500∼648원이라는 것이어서 바꿔 말하면 복권 한 장을 사는 사람이 평균적으로 352∼500원 손해를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또는 다른 복권에 비해서 당첨금 지급률도 복권 판매액의 50%로 가장 낮다.

복권을 사면 확률적으로도 손해이고 많이 사면 더욱 확실하게 손해를 보는데도 사람들이 로또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복권을 구매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기대 효용이 구입하지 않을 때의 기대효용보다 크기 때문이다.

경제적 의미에서 복권의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첨 결과를 기다리는 짜릿함의 대가다. 이것은 주로 당첨금 지급률에 의해 결정된다. 사업비나 기금수익 비율이 올라갈 경우 합리적 소비자라면 기대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복권의 소비를 줄일 것이다.

또 이월이 생기면 기대가치가 상승해 판매액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주변에 카지노와 같은 다른 사행 업종이 있는 경우 복권 판매액이 감소하고 실업률 1% 증가가 복권 구입을 0.17%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경기가 불황일수록 사람들이 ‘인생역전’을 노리며 로또 복권을 더 산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0년 글로벌 재정위기 등 두 차례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한국도 그 영향을 받아 경기 침체에 빠져 있다. 하지만 로또 판매량은 발행 다음해인 2003년에 판매 절정을 이뤘다가 계속 하락세를 보였고, 2009년부터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100%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이것은 급격한 시장 성장 후 ‘로또 피로현상’으로 매출이 급감하는 일반적인 현상과 일치하며, 경기 침체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복권상품이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참여자가 많을수록 당첨금이 늘어난다는 점, 당첨된 순위의 총 당첨금을 당첨자가 나눠가지는 방식도 로또 인기 요인 중 하나다.

경마나 경륜, 경정처럼 특정 장소에서 의지를 가지고 하는 것이기보다는 길거리를 지나다 부지불식 간에 구매를 결정하는 등 기회비용이 많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이 그만큼 적다는 것도 구매를 결정짓는 데 영향을 미친다.

최근 천안지역의 복권방들이 5주 연속 로또 1등을 배출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런 대박 복권방은 어떻게 해서 생겨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많이 팔기 때문에 그만큼 1등 당첨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814만개의 숫자 조합을 만들어 놓고 그중에 400만개를 판다면 확률은 절반으로 줄어드는 셈이 되는 것이다. 만 장을 판매한 복권방과 10만장을 판매한 복권방 중 10만 장을 판매한 복권방에서 당첨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이연호 충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1등이 나올 확률은 어느 복권방이든 똑같지만 판매가 많아지면 1등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로또는 다른 사행산업과 비교할 때 가산탕진, 가정해체 등 사회적 비용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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