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가 그리고 테마주] "5년마다"… 정치테마주 올해도 ‘요동’

입력 2012-11-2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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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 ‘묻지마 투자’열풍… 실체없는 돈 좇다 쪽박

국가적 ‘빅 이벤트’인 대선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이런 이유로 투자자 대부분은 후보들의 공약과 당선할 경우를 가정해 증시 전망과 업종별 호재·악재를 분석하곤 한다.

18대 대선을 앞둔 올해도 어김없이 대선테마주들이 출렁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잇따른 고강도 조사 발표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정책, 발언 등 후보자와 관련된 거의 대부분이 테마주로 확대 재생산되는 양상이다.

◇1997년 ‘대북지원’, 2002년 ‘수도이전’ 수혜주 강세

국내에서 대선테마주가 자리 잡은 시점은 지난 2002년 16대 대선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1992년 대선 이전에는 개인 참여 비중이 워낙 적어 테마주나 수혜주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고 보는 게 맞다. 굳이 꼽자면 과거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의 단골 수혜주는 제지와 광고. 각 대선 캠프별로 미디어와 인쇄물을 통한 홍보전에 열을 올리면서 제지업체와 광고업체에 특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1997년 대선 역시 외환위기로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이어서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전무했다. 하지만 김대중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료와 비료업체 등 ‘대북지원 수혜주’가 주목 받았다.

2002년 대선에서는 당시 급부상했던 노무현 후보의 ‘충청권 수도 이전’ 공약에 힘입어 계룡건설, 영보화학, 한라공조, 충남방적, 우성사료 등 충청권에 본사나 공장 등을 두고 있는 기업들이 수혜주로 떠올랐다. 또 남북경협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에 현대건설, 현대상선, 신원 등이 주목을 받았다.

◇2007대선서 무한확대…정책테마에 이어 ‘사돈의 팔촌’까지

‘대선테마주’라는 용어가 등장했고 현재와 같은 형태로 정착됐고 증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지난 2007년 대선이다. 이전에는 ‘대선수혜주’라는 용어가 통용됐다.

수혜 예상 범위가 무한대로 확장된 것도 이때가 처음이다. 이른바 ‘사돈의 팔촌’ 관련 기업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후보자들의 정책공약을 통해 시장에 자리잡은 테마주로는 당시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와 정동영 후보의 ‘대륙철도’가 대표적이다.

‘한반도 대운하 테마주’로는 당시 시장의 검증 공방에도 불구하고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던 특수건설, 삼호개발, 자연과환경, 이화공영 등이 급등했다.

정동영 후보의 대표 공약인 ‘대륙철도 테마주’로 엮였던 폴캠, 미주레일, 세명전기 역시 ‘묻지마’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주목할 점은 ‘사돈의 조카’, ‘사위’, ‘대학동문’, ‘후원회 멤버’ 등 다양한 인적네트워크가 관련 테마주로 엮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아트라스BX는 이명박 후보의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신천개발은 대주주인 구천서 전 국회의원이 이 후보와 대학동문이라는 점이 테마로 엮이면서 급등했다.

스포츠서울21은 당시 정동영 후보 대선캠프에 합류한 윤흥렬씨가 사장으로 있었다는 이유로 대선테마주에 합류한 경우다.

막바지에 대선 레이스에 합류한 이회창 후보 역시 다양한 테마주를 시장에 내놨다. 단암전자통신이 대표적인 경우로 이 후보의 장남 정연씨의 장인인 이본서 전 상공부 장관 조카가 이 회사의 대표로 있었다.

아남전자는 최대주주인 아남인스트루먼트 지분을 갖고 있는 김주채씨가 이 전 총재의 후원회 멤버라는 소문으로 관련 테마에 합류했다.

◇“실체없는 수익률 게임…추종매매 자제해야”

18대 대선을 한 달가량 앞둔 현 시점에서 이번 대선테마주들은 예전처럼 단기 급등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줄었다. 반면 후보자들의 행보나 발언, 지지율 추이, 야권단일화 여부 등에 따라 단타성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단기간에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재료 노출’이라는 악재에 직면한 테마주들의 거품 붕괴 조짐도 곳곳에서 포착된다.

한국거래소는 18일 발표한 자료에서 대선 테마주로 알려진 134개 종목에 대해 작년 6월 이후 주가를 분석한 결과, 종목별로 주가가 최고치였을 때의 시가총액 합계는 19조9634억원에 달했다. 이에 비해 이달 16일 종가 기준 시총 합계는 9조9759억원이다. 1년여 만에 평균적으로 반토막 난 셈이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 팀장은 20일“대선테마주는 특정 정치인이 대통령이 되면 덕을 보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주가가 움직이는 것”이라며 “특히 대선테마의 경우에는 실체가 없는 수익률 게임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정 연구원은 “대선테마주는 자연스럽게 생겨난다기보다 특정인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향이 강하다”며 “주가가 오르고 앞으로도 더 오를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쫓아가다가 실패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대부분인 만큼 추종매매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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