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길을 잃다]모바일 처지고 SNS 밀리고…"어후" 외치다 떠나는 '야후'

입력 2012-11-0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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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폭풍성장 중심서 절체절명 위기로…국내 1위 NHN도 매출부진 '시름'

포털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PC웹 기반으로 한때 벤처 붐의 중심에 섰던 포털 업체들은 이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생존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까지 맞이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글로벌 서비스에 자리를 내줬고,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도 카카오톡 등 중소 개발사에 점유율 90% 이상을 내주며 따라잡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이같은 포털 업계의 위기의식은 분기 실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2분기 NHN의 실적은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기에는 2% 부족했다. NHN의 지난 2분기 매출액은 5748억원, 영업이익 1495억원, 당기순이익은 1142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6%, 당기순이익은 0.2%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1.3% 하락했다.

물론 매출 성장에도 NHN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게임 매출의 부진 탓이 크다. 2분기 게임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한 1400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다음은 2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세를 보였지만 순이익은 42.5% 감소했다. SK컴즈는 82억원 손실을 내면서 적자 기조로 전환됐다.

시장의 위기 속에 포털의 명맥만 근근이 유지하거나 아예 서비스를 접은 업체도 있다.

KTH는 지난 7월 자사가 운영하던 포털사이트 파란닷컴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난 2004년 한미르와 하이텔을 통합해 탄생한 지 8년여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자취를 갑췄다. 초기 1GB의 대용량 메일 등 신선한 아이디어와 서비스로 한때 국내 5대 포털사이트에 이름을 올렸던 파란닷컴은 최근 0.1%에도 못 미치는 검색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야후코리아도 올해 말로 사업을 중단하고 철수한다고 선언했다. 지난 1997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지 15년 만이다.

야후코리아는 사이트는 연말까지 운영되며 이후에는 야후 미국 사이트로 연결될 예정이다. 야후코리아 측은 “한국에서의 사업이 지난 몇 년간 도전 과제에 직면해왔다”며 “야후의 비즈니스를 개선하고, 더 강력한 글로벌 비즈니스 수립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사업 철수 배경을 밝혔다.

IT벤처업계의 신화적 인물인 이찬진 대표가 운영 중인 드림위즈는 여전히 포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심각한 경영난 속에 서비스 중단 위기에 직면했다.

획기적인 커뮤니티 서비스로 지난 2001년 200만 가입자를 단숨에 모으며 성장한 포털 사이트 프리챌도 간신히 명맥만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2년 말 시행한 유료화 정책이 사실상 실패하며 지난해 11월 파산한 프리챌은 웹하드 업체인 아이콘큐브에 매각돼 최소한의 서비스만을 유지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포털시장의 위기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가 팽배하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서도 주요 포털 업체들의 3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HN의 3분기 매출액은 2분기보다 2% 떨어진 5600억원, 영업이익은 6% 떨어진 1400억원 규모로 예상됐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역시 매출액은 2분기보다 5% 떨어진 1100억원, 영업이익은 16% 떨어진 250억으로 예상됐고,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SK커뮤니케이션즈는 약 530억원의 매출액과 8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 같은 실적 하락의 원인에는 모바일로 시장의 중심이 이동한 가운데 PC기반 광고 수익 하락이 존재한다. 전통적으로 3분기가 포털 광고 비수기라는 이유도 있지만, 지속된 경기불황으로 주요 기업들이 광고에 책정한 예산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모바일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포털 업체들의 안일함이 지금의 위기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 가입자 3000만명 시대에 돌입하면서 PC보다 모바일을 통한 사용자 유입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마땅한 수익 모델과 트렌드 대처에 늦었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가 바로 ‘카카오톡’이다. 포털 업체보다 작은 규모인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시장 1위를 질주하는 상황에서 뒤늦게 내놓은 포털사들의 모바일 메신저가 카카오톡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인식한 주요 업체들은 최근 모바일 콘텐츠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뒤늦은 대응에 시장의 주도권을 중소업체에 빼앗긴 대형 포털사들의 안일함은 분명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의 대응이 중요하지만 시장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 포털 업계의 잘못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며 “올해 말과 내년의 사업 전개가 향후 10년의 시장을 판가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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