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메이커, 그들의 세계] 10년 이상 뛰어야 '진정한 조력자'…매니지먼트 전문화 위해 '구슬땀'

입력 2012-11-0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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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성장하며 각종 부작용… 법인 세워 관리하는 등 자정노력

▲매니저와 스타의 관계를 잘 보여준 영화 '라디오스타'의 한장면. 극중 안성기는 안하무인 왕년의 스타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매니저역을 했다.
“과거와 현재 사이에 낀 것 같아요. 연예 매니지먼트 산업은 점차 체계화돼 가고 있는데 일부 매니저들의 폭력적인 행태가 여전히 업계의 지위를 끌어 내리고 있네요.”

최근 만난 한 가수 매니저의 하소연이다. 올해 대중매체를 떠들썩하게 장식했던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연습생 성폭행 사건과 최근 부녀자 성폭행혐의로 구속된 대형 기획사 키이스트의 매니저 이모씨 구속사건이 연예 매니지먼트업계의 의욕을 저하시킨 모양이다.

매니저라는 직업군은 대중문화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일제 강점기 악극단을 중심으로 연예인을 발탁하고 레코드 음반사의 가수를 관리하던 유아기적 매니저직군은 대중문화 시장이 성장하면서 그 역할과 규모가 확대됐다. 특히 1990년 대 초 SBS가 개국하면서 연예기획사가 대형화 되면서 매니저라는 직업이 대중에게 알려지게 됐다.

1990년대 이전에는 가수를 제외한 연기자 대부분이 방송사에 전속돼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매니저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기껏해야 가방 수발과 스케줄 관리 그리고 지방공연때 신변 경호를 해주는 것이 전부였다. 실연자(연기자, 가수) 캐스팅 및 관리 영역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것이 1990년대다. SBS 등장과 함께 방송사 전속제가 폐지되면서 연예인들이 개별적으로 방송사와 계약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면서 연예인과 방송사를 연결해주는 매니저의 역할이 커진 것이다. 현재는 연기, 가수 등 분야별로 체계화된 스타 시스템 속에서 전문성을 확대해 가고 있는 매니저들이 많다. 연예인을 발굴, 교육, 유통관리하는 매니저들에 대한 인식은 개선됐다.

하지만 최근들어 업계에서도 “포화 상태”라고 할 만큼 군소 매니지먼트사가 난립하면서 앞서 언급한 사례와 같은 매니저의 문제있는 사건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억울하죠. 한쪽에서는 업계의 전문화를 위해 분투하는데 한쪽에서는 여전히 매니저를 사칭해서 돈을 갈취하거나 성욕을 채운다는 말입니다. 사회 분위기도 큰 문제점으로 대두됩니다.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청소년들을 부추겨서 연예인의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무너뜨리고 있어요. 화려한 무대 이면에 힘들어 하는 이들은 전혀 조명하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사단법인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매니지먼트협회) 김길호 사무국장의 말이다. 매니지먼트협회는 이 같은 업계의 폭력성과 주먹구구식 업무, 업무상의 분쟁등 매니저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 해결과 자질향상을 위해 설립됐다. 정식 등록되어 있는 매니지먼트사는 180여 개 사이며 5년 이상 매니저 경력을 쌓아야 등록이 가능한 협회 등록 매니저는 350여 명이다. 협회 가입이 법제화된 의무 조항은 아니지만 통상 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매니저의 70%가 등록되어 있다는 게 매니지먼트협회 측 설명이다.

김 국장은 연차에 따른 매니저 업무에 대해 “보통 2~3년 정도 현장 매니저(로드매니저) 경력을 쌓으면 팀장으로 진급합니다. 팀장이 되면 스케줄 조율에 참여하게 되요. 5~8년 차 정도 되면 실장이 되는데 이때부터는 스케줄 조율을 기본으로 캐스팅과 에이전트 역할까지 겸합니다. 매니지먼트가 기업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면서 본부장과 이사라는 직함이 생겨났어요. 이들은 10년 이상의 매니저 경력을 가진 경우가 보통이기 때문에 심안을 갖고 작품이나 광고를 선택하는 역할을 합니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외형적으로 화려해 보이는 매니저의 처우는 열악한 편이다. 대형 연예기획사 소속 매니저들의 연봉도 2000만원 안팎인 경우가 적지 않다. 군소업체의 경우, 월급을 못받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또한 도제식으로 양성되는 매니저 교육 시스템 역시 교육과정시 폭력사태등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매니지먼트협회에서는 연차에 따른 소양을 갖추기 위해 매니저 및 매니저 지망생 교육 사업을 펼치기도 하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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