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이것이 궁금하다]코스피 1900선 아래로…"구원투수 '연기금' 등판" 목소리

입력 2012-10-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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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증시 대안 역할 할까

코스피지수가 1900대 마저 무너지며 시장이 대안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지수가 시장의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가격 매력도는 높아졌지만 향후 전망이 불확실한 탓에 선뜻 시장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내 증시의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하는 국민연금의 행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까지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은 과거 주가가 급락했을 때 대량 매수에 나서며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위기마다 백기사 역할 ‘톡톡’= 국민연금이 자본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상당하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주식투자액은 무려 62조원에 이른다.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5%를 넘는 국내 최대의 기관투자가다.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중 현대차, 기아차, POSCO, 현대모비스, LG화학, 신한지주, 하이닉스 등 7 곳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 POSCO, 하이닉스, KT,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국민연금이 대한민국 지주사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까지 시장에서의 국민연금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국내 기업이 외국 투기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을 받을 때 우호 지분을 보태 백기사 역할을 했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외 자금이 빠져나갈 때는 국내 주식을 사들여 시장의 패닉 조짐을 진정시켰다.

대표적인 사례가 SK와 소버린 자산운용이 경영권 다툼을 할 때 국민연금의 SK지지를 들 수 있다. 당시 SK의 경영권 방어에 국민연금은 중요한 시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 후 칼 아이칸 측의 경영권 위협에 맞서 KT&G를 지지한 것 역시 국민연금의 대표적인 백기사 사례로 꼽힌다. 때문에 M&A설이나 위기에 있는 기업들은 연기금에 ‘백기사’ 역할을 부탁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난 2008년 초에도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매도하며 코스피지수가 장중 1500선을 오갔다. 국민연금은 당시에도 1~2개월 사이에 약 1조6000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매수 주체의 공백을 메웠다.

지난해 증시에서도 국민연금을 대표로 하는 연기금은 코스피가 2200선을 넘어선 7월까지는 월평균 5400억여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8월초 코스피가 급락하자 순매수 규모를 2조5629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8월부터 연말까지 5개월간 총 9조149억원, 월 평균 1조8000억여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올들어 연기금은 1~3월 3개월 연속 순매도했으며 4월과 5월 각각 876억원, 1733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 주도로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설 때는 팔다가 2000선 밑으로 떨어진 후 사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1950선 밑으로 떨어진 후 지속적인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연금, “우린 구원투수 아니다”= 최근 미국과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고 무디스의 스페인 지방정부 5곳 신용강등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증시가 하향곡선을 그리자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1900선 방어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일주일 동안 3684억원을 순매수해 투신과 외국인이 각각 910억원, 5867억원 어치를 팔아치운 것과 대조된다.

하지만 지난 26일 외국인은 하루만에 1671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며 하락장을 주도했고 결국 1900선마저 내주고 말았다. 때문에 증시에서는 국민연금이 구원투수로 나설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기금 운용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17.0%에 불과하다. 이는 국민연금의 올해 목표치 19.3%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7월 말 이후 연기금에서 순매수한 국내 주식이 약 2조원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해도 연말까지 추가 매수 여력이 상당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국민연금은 증시에서 부르는 ‘구원투수론’에 대해서는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증권시장 위기 시 연기금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국민연금의 반응은 냉담하다. 증시에 위기가 올때마다 연기금이 구원투수로 부각되는 상황 자체가 논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한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투자방식은 정치적인 상황이 개입될 여지가 없다”며 “꾸준한 수익을 내기위해 투자 전문가의 판단에 따라 저가매수와 고가매도를 실시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대한민국 전체 국민의 노후가 달린 소중한 돈으로 일부 증시 투자자만을 위해 정치적·전략적으로 사용하려 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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