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에 목마른 은행원…스트레스만 ‘팍팍’

입력 2012-10-18 10:57 수정 2012-10-1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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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실적 급락하며 직원 피로감 높아져

‘19시 PC오프제’ 도입…그림의 떡일뿐

은행권에 성과주의가 확산되면서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 행원들이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은행들이 대내외적인 영업환경 악화로 실적이 악화되자 성과주의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입행 시절 ‘금융인’이라는 자긍심은 점차 사라지고 ‘세일즈맨’으로 전락했다는 직원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2012년도 임금단체협약에서 핵심 쟁점이던 오후 7시 자동으로 업무용 컴퓨터를 끄게 만드는 이른바‘19시 PC 자동 오프제’가 도입됐지만 행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취지는 좋지만 자신들에겐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개인 인맥까지 총 동원해 신용·체크카드, 펀드, 예금, 대출 등 상품 판매 실적의 스트레스가 극심한 마당에 이 제도의 혜택을 누릴 행원은 없다는 얘기다.

최근 한 시중은행은 매일 사내 전산망으로 통해 지점별, 개인 실적을 실시간으로 공개함에 따라 직원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해당 은행 한 행원은 “영업점 직원들은 모든 인맥을 총동원해 할당된 구좌 수를 채우고, 기업금융 담당은 환전 실적이나 수출환어음매입, 직접 기업대출 고객 영업에 전력하라는 경영진의 압박을 받고 있다”며 “영업 압박감에 매일 야근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 한다.

은행 창구에서 근무하는 텔러에게도 실적 압박은 예외는 아니다. 올해 모 은행에 입사한 신입 행원 A씨는 “지점마다 월별 영업 할당량이 주어져 텔러직원도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말한다.

이 은행의 경우 영업 성과급 지급으로 영업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단순히 입·출금을 위해 은행 창구를 찾은 고객에게 신용카드 발급을 권유하는 등 무리한 영업을 할 수 밖에 없다.

A씨는 “카드를 만들면 1인당 2500원의 수당이 지급된다”며 “할당량의 5배 이상 실적을 올리면 1명당 5000원, 10배 이상 실적을 올리면 1명당 1만원의 수당을 지급된다”고 말한다.

특히 대부분 비정규직 형태로 근무하고 있는 텔러들이 경우 영업실적에 더 민감하다. 통상 2년 후 근무후 은행별로 자체 시험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이때 개인별 영업실적이 당락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시중은행들이 여타 업종에 비해 고액연봉을 받지만 신입 행원들의 이탈률이 높은 이유도 영업스트레스와 무관하지 않다. 일부 은행에서는 채용 과정에서부터 “영업에 자신이 없다면 전형을 포기하라”고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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