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립스틱 바르다]'뷰티한류'…먼지 날리던 '진고개' 다시 고개들다

입력 2012-10-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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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지역'이었던 세종호텔 뒷골목, 화장품 브랜드숍 몰리며 다시 활기

진고개. 조선시대 남산골이었던 이 곳은 1800년대 후반 일본인들이 밖에서 들여온 근대 물건들을 진열해 놓는 ‘조선판 시장보기 거리’였다. 그리고 120년이 지난 2012년. ‘사양지역’으로 분류됐던 진고개가 다시 쇼핑의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종호텔 뒷 골목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관광문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충무로로 갈 수 있는 통행 길 이었을 뿐 식당가와 잡화상점만 나열 돼 있는 탓에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 조차도 흥미를 가질만한 매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랬던 그 거리가 달라졌다.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종종 이어지고 어두웠던 거리 분위기도 밝아졌다. 개장 이후 처음으로 대대적 보수에 들어간 세종호텔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된데다 화장품 브랜드숍이 속속 들어서면서 소비자들을 불러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달에 8호점을 이 곳에 열었다. 이 매장의 별칭은 ‘오뗄(hotel )’점. 세종호텔 뒤 편인 이 지역에 향후 6개월 내 4개의 숙박시설이 마련된다는 얘기를 듣고 착안한 아이디어다. 뿐만 아니라 잇츠스킨, 드림코스메, 탤런트K-STORY 매장도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명동의 중앙통 거리와 비교할 때 고객 밀집 정도가 아직까지 현저히 떨어지지만 대부분의 전문가와 상인은 수 년 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세븐일레븐 종업원은 “남대문에 있던 상인들이 이 쪽 거리로 넘어온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예전과 비교했을 때 거리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명진부동산중개법인평가 관계자는 “세종호텔 쪽 땅 값도 많이 오르고 좋아졌다. 관광객을 상대하는 상권으로 변했다. 명동에서는 안쳐주던 골목이었는데 상권이 커지면서 관심받고 있다”며 “특히 세종호텔 뒷 거리는 버스 주차 환경이 좋다는 이점이 있어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게 될 것이며 앞으로도 계속 화장품, 건강식품 매장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세종호텔 뒷 거리는 개인 관광객들이 아니라 단체 여행객들이 주로 찾는 상권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예전에는 명동 우체국 쪽에 주로 마련됐던 관광버스 주차장이 명동성당~퇴계로2가 지역에 허용되면서 단체 관광객 유입이 예전보다 수월해졌다는 것이다. 실제 이 거리의 일부 상점들은 ‘가이드 환영’이라는 문구를 붙여 놓기도 했다.

내년에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방문객이 올해보다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종호텔 뒷 거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게 화장품 업계의 분위기다.

화장품 매장과 숙박업이 활발해지면서 인근 식당가도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등 변화를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곳곳에 공사 중인 건물들도 종종 눈에 띈다. 현재 이 거리에서 건물 2 곳의 공사가 진행중이다. 근린생활시설용도로 지상 8층짜리 건물을 짓고 있고, 관광숙박시설 용도로 지상 7층짜리 건물이 올해 말까지 완공을 앞두고 있다. 커피 전문점 까페베네의 경우 1층 매장에 이어 지하 1층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같은 건물 2층에는 ‘YH.KIM’가죽 매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명동의 화장품 매장 활성화는 일시적인 한류 열풍일 뿐이라며 한국인의 ‘냄비근성’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명동에서 50년째 약국을 운영하는 A씨는 “변화가 있는 것은 확실하나 아랫목까지 따뜻해지려면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며 “아직까지 (세종호텔 뒷거리는) 통행로일뿐이지 상권변화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원을 운영하는 B씨 역시 “세종호텔 리모델링으로 상권이 살아난다거나 사람들이 몰릴 것이란 얘기는 있지만 지금 현실적으로 상권이 살아나는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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