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본드 거품 꺼지나…자산운용사들 발 뺀다

입력 2012-10-0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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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대신 채권으로 이자 내는 기업 생겨…금융위기 직전과 유사한 상황에 우려

과열 양상을 보이던 정크본드 시장에 경고음이 들려오고 있다.

일부 기업이 발행하는 정크본드에서 2008년 금융위기 때와 유사한 위험 조짐이 나타나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펫코애니멀서플라이즈와 이머전시메디컬서비시스 같은 투자 부적격 등급 기업들은 최근 이자를 현금이 아닌 채권으로 내는 회사채를 발행했다.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이것이 금융위기 전에 자주 볼 수 있었던 관행이라는 점에 주목, 최근까지 열을 올리던 정크본드에서 손을 떼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일부 금융기관의 애널리스트들은 하이일드 본드 투자에 대한 경고도 내놓고 있다. 웰스파고 프라이빗뱅크 부문의 조지 러스낙 채권 부문 책임자는 “정크본드 시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1년 전부터 늘려온 정크본드 투자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지금까지와 같은 투자 기회는 기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크본드는 신용등급이 투자 부적격 등급인 회사채로 파산 위험이 크지만 투자 적격 등급 회사채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회사채를 말한다.

최근 1년간 정크본드를 포함한 하이일드 본드 시장은 전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9월까지 1년간 투자자들은 정크본드의 투자신탁에 사상 최고인 34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1년간 투자 수익률은 21%, 연초에 비해선 12%를 기록하며 미국에서는 가장 투자 수익성이 높은 투자처로 부상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기업들의 재무 기반이 흔들리면서 정크본드 시장의 랠리도 한계에 달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UBS 웰스매니지먼트의 토니 로스 애널리스트는 “하이일드 본드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하이일드 본드에서 손을 떼야 할 시기인 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인 립퍼의 조사에서는 9월 마지막 주에는 수 개월 만에 정크본드의 투자신탁과 상장투자신탁(ETF)에서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그럼에도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정크본드를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국채와 투자 적격 등급의 회사채 수익률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2009년 이후 투자 부적격 등급 기업들의 재무 체질이 개선된 것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완화 기조가 2015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점도 정크본드의 인기가 꺾이지 않는 이유다. 이 같은 붐에 힘입어 올 1~9월 하이일드 본드 발행액은 사상 최고인 247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하이일드 본드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차입에 의존하는 기업들에 주목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조사 결과, 하이일드 본드 발행 기업의 채무액은 6월까지 1년간 7.2% 증가했다. 이는 2008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재무제표 상의 현금은 2.3% 감소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012년 신용등급을 강등한 기업 수는 신용등급을 상향한 기업 수를 45% 웃돌았다.

모건스탠리의 애덤 리치몬드 하이일드 본드 애널리스트는 “하이일드 본드 시장에서는 3분의1에 해당하는 기업의 실적이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 이것이 평균 채무 비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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