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국남의 스타성공학]한국 스타사 새롭게 쓴 싸이의 성공 비결은?

입력 2012-10-04 09:47 수정 2012-10-0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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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의 성공 키워드, 위기극복과 콘텐츠

그의 성공은 화려하다 못해 눈부시다. 한국 가수 아니 아시아 가수 최초로 팝음악의 본산이자 종주국인 영국의 UK차트와 미국의 빌보드 차트를 차례로 석권했다. 국내가수 처음으로 유튜브 조횟수가 3억3000만건을 넘어섰고 CF와 국내외 공연과 방송 출연이 쇄도한다. 2012년 올 한해 1000억원 매출액 전망에서 1조원대의 경제부가 가치 창출 예상까지 막대한 경제적 효과 창출도 기대된다. 한국을 넘어 세계를 강타한‘강남스타일’의 싸이다. “꿈도 꾼 적이 없다”는 싸이의 말처럼 전혀 예상조차 못한 그의 눈부신 성공은 한국 대중음악사에 기념비적 문화적 사건으로까지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싸이의 성공은 단순한 차원을 넘어선다. 두 번의 절망적 위기를 딛고 이룬 성과이기 때문에 그렇다. “대중이 저에게 가수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용인해 주었기 때문에 ‘강남스타일’ 도 있을 수 있었다. 12년 만에 이런 기회가 찾아왔다. 그동안 가수를 접을 뻔 한 적도 있었고, 대중이 나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는 사건과 시점도 있었다. 가수로서 무대에 서는 것을 대중으로부터 용인 받지 못했다면 6집 앨범을 내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강남스타일’도 없었을 것이다.” 지난 9월25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싸이가 한 말이다.

그렇다. 싸이의 성공은 위기에 빠진 스타의 전무후무한 재기 사례 그 자체이자 한국 스타 시스템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이기도 하다. 연예계는 무명(Zero)에서 스타(Hero)로 부상하기까지 너무 힘들지만 스타에서 바닥으로 추락하는 것은 한 순간이다. 그리고 바닥에서 다시 연예계 정상으로 복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연예기획사의 마케팅도, 연예인의 엄청난 물량공세도 잘못이나 범법행위, 사회적 물의, 실수 등으로 바닥에 추락한 스타를 정상으로 부활시키기가 어렵다. 대중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재기 성공 혹은 정상 복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싸이는 2001년 1월 데뷔곡 ‘새’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이전에 없었던 B급 취향 이미지의 전면 표출, 독특한 외모, 엽기적 안무, 사람들의 속내를 시원하게 풀어주는 직설적인 랩과 가사, 중독적인 멜로디로 순식간에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정상의 순간은 너무 짧았다. 그해 11월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돼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 열리며 응원하는 모습이 뉴스를 타며 자연스럽게 복귀해 ‘챔피언’ ‘연예인’ 등으로 다시 정상에 섰다. 하지만 또 한번 바닥으로 추락하며 가수 생명마저 위협받는 최대위기가 찾아왔다. 병역특례요원 부실 복무 의혹에 휩싸이며 2007년 현역으로 재입대하는 연예계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대중은 싸이에 대한 분노와 비난을 쏟아냈다. 연예계 주변 사람들은 싸이는 끝났다고 말했다.

좌절과 위기, 비난에 굴복하는 대신 싸이는 언제 힘든 일이 있어냐는 듯 특유의 B급 이미지로 대중 속으로 파고들었다. 데뷔 때부터 대중에게 각인된 싸이의 싸구려, 일탈, 불량기 등 그의 표현을 빌리면 ‘쌈마이’ 이미지가 대중으로부터 군복무후 복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힘으로 작용했다. “데뷔한지 12년이 됐지만 가수로 활동한 기간은 고작 3~4년에 불과하다”는 싸이의 언급에서 알 수 있듯 그의 가수생활이 보기와 다르게 얼마나 위기와 험로로 점철됐는지를 알 수 있다. 두 번의 위기와 좌절에도 굴하지 않고 재도전한 것이 오늘의 싸이를 만든 것이다. “실패하거나 좌절도 합니다. 하지만 전 실패와 좌절에 지기보다는 도전을 합니다. 도전하다가 실패 할 수 있지만 좌절의 덫에 갇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인생은 정말 아니잖아요.”

포기를 하지 않는 것만으로 모두 위기를 극복 할 수 없다. 포기하지 않고 재도전하는 것만으로 추락한 스타가 다시 대중의 눈길을 잡으며 스타덤에 오르지 못한다. 싸이에게는 특별한 또 하나의 경쟁력이 있었기에 두 번의 추락 위기를 극복하며 스타로 재부상해 한국 스타사를 새롭게 쓸수 있었다. 바로 시대와 트렌드를 선도하는 개성과 실력으로 만든 콘텐츠다. 다른 가수와 차별화되는 B급 취향의 엽기적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워 눈길을 끌기도 하지만 완성도 높은 음악과 대중을 사로잡는 퍼포먼스, 음악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창작태도, SNS 등 변화된 미디어와 음악환경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자세로 시대와 트렌드를 반영 혹은 선도하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힘이 싸이의 또 다른 성공 비결이다.

“저도 사실 잘 모르겠다. 제가 의도한 바도 없었고 노림수도 없었다. 유튜브에서 우리도 외국 영상 희한한 것 있으면 돌려보는 마음인 것 같다. 모든 코드가 웃겨서 시작된 것 같다. 음악을 하는 사람인데 웃겨서 성공했다는 것이 좀 웃기지만 웃겨서 성공했다고 하면 납득하실 수 있을 것 같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좋아하는 감정은 웃음이니까 그렇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웃겨서 잘 된 게 아닌가 싶다.”‘강남스타일’의 전세계 성공 이유에 대한 싸이의 겸손한 답이다. 이 말에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개성적인 그리고 완성도 높은 콘텐츠의 힘이 싸이의 성공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람들은 ‘내가 싸이다’하면 ‘유튜브 비디오에 나온 친구’라고 말한다. 비디오보다 더 유명해져야한다. 그래서 나 스스로를 계속 프로모션하는 것이 필요하다”싸이가 미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8일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밝힌 앞으로의 포부다. 싸이라면 비디오보다 더 유명한 스타가 될 것이다. 지금처럼 노력하고 도전한다면. 싸이가 전 세계 음악인과 음악소비자들에게 그의 존재를, 그리고 K-POP의 위상을 강렬하게 심으며 100여년의 기념비적 성공을 거뒀다. 일부에서는 하나의 노래로 반짝 인기를 끌다가 끝나는 1회용 스타 가수, 즉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로의 전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강남스타일’의 성공만으로도 싸이는 이미 새로운 성공 패러다임을 썼다. 싸이는 추락한 바닥에서 다시 스타덤에 오른 성공 스타의 챔피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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