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해외진출 러시]‘인수합병·금융지주설립·사업전문가’ 3박자 갖춰라

입력 2012-09-2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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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상태인 국내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한 은행들의 해외진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3곳(무디스, 피치 S&P) 모두 대한민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면서 금융권의 해외 영업망 확대는 더욱 급물살을 타고 있다. 2011년 말 현재 국내 은행들은 전 세계 32개국에 132개의 해외점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반기 해외진출을 추진 중인 곳이 많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의 해외진출 성적표는 아직 미흡하다. 지난 5월 금감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실태점검(지난해 하반기 기준 국내은행의 84개 국외점포)을 살펴보면 해외점포의 현지화 지표는 4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국제화 수준을 나타내는 초국적화지수(TNI)는 지난해 말 현재 3.2%로 5등급을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사인 HSBC의 TNI가 65%, 씨티그룹 44%, 미쓰비시UFJ가 29%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뒤처지는 결과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은행을 직접 인수하거나 중간지주회사를 설립하는 적극적인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국내 은행들이 지점, 현지법인 설립 등 여전히 전통적인 해외진출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규모의 경제성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금융만 하려면 모르겠지만 소매금융을 위해서는 폭넓은 현지 네트워크가 형성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한두 개의 지점이 아닌 현지 금융사에 대한 인수합병이 이뤄져야 한다”설명했다. 해외에서 지점을 설립하려면 현지법인이 필요함은 물론 금융당국의 허가 등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들어 해외에 있는 외국은행(예를 들어 베트남에 진출한 프랑스 은행 지점) 지점과의 인수합병도 고려해볼 만 하다고 덧붙였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지린은행 지분을 18% 인수한 하나은행이 다른 금융지주회사와는 차별화된 영업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런 방식은 인수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융지주회사 설립도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됐다. 서 연구위원은 “해외진출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게 아닌 만큼 전문 CEO가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며 “해외영업 전략이 일관성 있게 추진돼 노하우를 쌓으려면 별도의 독립적인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장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사업 평가자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해외 인력의 실력향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 서 연구원은 “기업금융의 경우 ‘고객이 무엇을 원하느냐’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용평가자뿐만 아니라 해당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우수한 인재영입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해외 현지법인의 수익이 모은행 수익의 2%도 안 되는 상황에서 중간지주회사 설립과 같은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환율 및 현지 금융당국의 협조 등 해외점포에는 큰 비용이 들어간다”며 “아직 수익이 가시화되지 않아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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