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몰려드는 해외 부유층 때문에 골머리

입력 2012-09-1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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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과 마찰·현지 생활비도 끌어올려

조세 피난처로 각광받는 스위스가 몰려드는 해외 부유층 때문에 고민이다.

조세 부담을 피해 몰려드는 외국인들이 현지 주민과 마찰을 빚는 것은 물론 생활비까지 끌어올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위스에서 가장 부유한 주(州)인 주크에 사는 필립 프레이드만 씨는 외국인 부유층 이민자 때문에 억울했던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농지에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계획을 듣고 처음에 반대했다고 한다. 아파트 건설을 수용할 경우 최소 3000만프랑을 손에 쥘 수 있지만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는 허탈감이 컸기 때문.

그는 “나는 건강하고 아직 일도 할 수 있다. 농장에는 45마리의 소를 방목하고 있고 과수원도 있다”며 아파트 건설 때문에 더 이상 이같은 일을 할 수 없게 된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주크는 몰려드는 외국인 때문에 더 이상 원주민 만의 것이 아니다”고 한탄했다.

주크주립은행에 따르면 이 지역의 생활비는 상당 수준 올랐다. 단독 주택의 평균 가격은 156만프랑으로 스위스 평균치의 두 배에 달한다. 또한 주크주의 주도인 주크타운 주민의 3분의1은 스위스 국적이 아니다. 이 비율은 취리히보다 높다.

이 같은 변화기 일기 시작한 것은 마크 리치와 필립 브러더스가 은행의 맨 윗층에서 상품 거래를 시작한 1950년대부터다. 이를 계기로 법인세율이 낮은 이 지역에는 글렌코어인터내셔널이나 엑스트라타같은 대기업 3만사가 몰려들었다.

인근 주는 임대료와 급여를 낮춰 기업을 유치하기 시작했다. 같은 시기 주크는 임대료와 급여가 계속 치솟았다.

주크는 스위스 경제의 성공의 상징이다. 스위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이곳에는 세계 굴지의 기업이 몰려 있어 8월 실업률은 3%를 밑돌았다. 유럽연합(EU) 통계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의 7월 실업률은 11.3%였다.

하지만 이같은 성공이 결국 부작용도 초래하게 된 것이다. 상품 거래나 사모펀드에 근무하는 것보다 봉사활동 참여를 더 중시하는 스위스의 지역 공동체에서 외국인의 유입은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주크주 의회의 의원이자 첫 통합정책 법안 마련에 참여했던 그레고르 쿠퍼 씨는 “주크의 국제적인 중요도와 인지도를 생각하면 통합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스위스는 세법이 부유층에 유리하고 비밀주의가 강한 사회이기 때문에 해외 부유층의 신천지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외국인이 지나치게 많다고 느끼는 스위스인이 증가함에 따라 거부감도 나오고 있다고 통신은 우려했다.

일부 주는 이같은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부유층에 대한 세제우대조치 일부를 해제하고 있다. 취리히가 앞장섰고, 베른과 제네바도 같은 조치를 취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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