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 김원식 코스닥협회 상근부회장 "고향, 그리고 한가위"

입력 2012-09-1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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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 구름 들빛이 개어 아름다우니, 가을이 완연하여 햇것을 맛보니 백물이 그러하다. 다만 원컨대 한 해 먹는 것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黃雲野色賽晴佳 秋熟嘗新百物皆 但願一年平日供 無加無減似嘉俳) <세시풍요 中>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이 성큼 다가 왔다. 들녘은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기 시작하고 하늘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에메랄드빛으로 가득 차 우리들 가슴을 벌써부터 설레게 하고 있다.

예로부터 중추가절(仲秋佳節), 중추절(仲秋節), 한가위라고 부르는 추석은 설날, 단오절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명절 중 하나로 정성껏 음식을 장만하여 그간 자주 찾아뵙지 못한 고향에 계신 부모님, 친지들과 오손도손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의미 있는 시간이다.

올해는 비록 태풍으로 많은 피해를 입고 추석 물가가 들썩여 서민들에겐 더욱 힘든 명절나기가 되겠지만 그래도 추석은 우리 모두 손꼽아 기다리는 민족의 큰 명절이다.

누가 말하기를 우리 명절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고향으로의 회귀(回歸)’라고 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윗글처럼 둥근 보름달 같이 풍요롭고 넉넉한 마음속에서도 이때가 되면 더욱 간절해지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우리는 잠시 추억 속에 빠져 든다.

그 시절로 돌아가 뒷동산에서 친구들과 뛰어놀고 해가 지는 줄 모르고 물놀이 하던 그 때 생각에 어느덧 입가에는 미소가 피어오르고 마음은 이미 그 곳으로 달려가 정든 고향의 정취(情趣)에 흠뻑 취한다.

이렇듯 고향이란 우리에게 그리움과 정감이 가득한 함축적인 단어다.

곧 고향은 뜨거운 정이요, 나의 과거요, 나를 존재하게 해준 하나의 세계이다. 그래서 고향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추억이자 편안한 안식처가 된다.

더욱이 요즘 들어 국내외 경기침체로 인해 우리네 살림살이는 나날이 더 힘들어져만 가고, 화합과 양보보다는 각 세대간, 계층간의 갈등이 점점 더 커져만 가는 이때 고향에 대한 그리움, 가족의 소중함은 더욱 더 절실하게 우리에게 다가오는 듯하다.

세상의 각박함이 더해갈수록 우리는 삶의 여유를 갖고 주위를 둘러보며,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애인여기(愛人如己·남을 자신의 몸처럼 사랑하라)의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특히 명절이 더 힘겹고 쓸쓸하게만 느껴지는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우리 주변의 불우한 이웃들과 이번 태풍으로 많은 피해를 입으신 분들, 이산(離散)의 한을 풀지 못한 채 그리움으로 힘들어하시는 실향민에게도 눈을 돌려 모두가 풍성한 고향의 정을 느낄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을 나누었으면 좋겠다.

요즘에는 직접 송편을 빚고 음식을 만드는 집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조차 힘든 세상 탓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잠시 일상의 분주함은 접어두고 이번 추석에는 온 가족이 모여앉아 정성스레 음식을 만들어 우리 이웃과 함께하는 것은 어떨까?

옛말에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훨씬 크다고 했다. 이것이야말로 바로 고향의 정이요,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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