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피에타 그리고 황금사자…제2, 제3의 김기덕으로 이어지길

입력 2012-09-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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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NEW
8일 오후 8시(한국시간 오전 3시)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 살롱 드 그랜드(Salon de Grande) 극장. 한국영화 100년사에 큰 족적을 남길 초대형 사건이 터졌다. 세계 3대 국제영화제(프랑스 칸, 독일 베를린, 이탈리아 베니스) 가운데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최우수상인 황금사자상(작품상) 수상작으로 ‘피에타’가 호명됐다. 한국영화계의 영원한 이단아 김기덕 감독이 대한민국 영화를 전 세계의 중심으로 단 번에 이끈 기념비적인 사고를 친 순간이다.

한국영화가 3대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수상은 세계인들이 다시 한번 한국 영화의 위상과 의미를 재평가하는 기회를 갖게 하는 등 의미있는 수상으로 평가할수 있다.

‘피에타’는 김 감독의 18번째 연출작으로 사채업자 밑에서 수금 일을 하는 악마 같은 남자 강도(이정진) 앞에 어느 날 갑자기 엄마라는 여자(조민수)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김 감독의 ‘피에타’역시 전작에서 보여준 광기 어린 캐릭터, 가늠할 수 없는 복수심과 근친상간에 대한 묘사 등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묘사와 비정상적인 설정이 가득하다. 김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인간의 원죄 의식과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1996년 ‘악어’로 데뷔한 김 감독은 ‘피에타’ 직전까지 총 17편의 영화를 내놨고, 해외 영화제에서 수차례 상을 수상해 ‘국제영화제 감독’으로 불리운다. 가장 눈의 띈 수상 기록은 2004년 ‘사마리아’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감독상), 같은 해 ‘빈집’으로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작품상은 김 감독 개인적으로도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이번 수상이 의미를 더하는 것은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칸국제영화제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뒤 끊어진 해외영화제 수상 명맥을 이을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칸,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의 수상이 이어졌지만 최근들어 수상 행렬이 중단됐다. 특히 한국영화는 이전부터 베니스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피에타’ 이전까지 총 9개 작품이 경쟁부문에 진출했지만 수상은 1987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여우주연상), 2002년 오아시스(감독상, 신인여우상), 2004년 빈집(감독상)이 전부다.

현지 언론과 영화 관계자들은 베니스 영화제 시상식전부터‘피에타’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점쳐왔다. 왜냐하면‘피에타’의 높은 작품성이 전문가들에 의해 평가됐기 때문이다. 이미 김 감독은 유럽에선 검증된 감독으로 명성이 높다. 한국 영화계에선 비주류로 인식되고 있지만 세계 영화계에선 실력을 인정받는 감독이 바로 김기덕이다.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명예 집행위원장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국영화가 세계 무대에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축하 인사를 전했다. 충무로 대표 영화제작사인 명필름 심재명 대표도 트위터에 “봉준호 박찬욱이 아닌 아웃사이더 김기덕이 해냈다. 분명 축하할 일이다”고 말했다. 영화‘시월애’‘푸른소금’을 연출한 이현승 감독은 “이번 수상은 한국영화가 아닌 한국 밖 관객과 영화인들이 만든 결과다. 축하하면서도 부끄러운 현실이다”고 현직 영화인으로서 반성의 속내를 트위터에 남겼다.

이단으로 취급받던 김기덕에게 한국영화는 큰 빚을 지게 됐다. 그 빚을 갚기 위해 앞으로 한국영화가 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 제2, 제3의 김기덕은 지금도 한국영화계에 수없이 존재한다. 그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보내 한국 영화의 버팀목으로 성장하게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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