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에 설비투자마저 '뒷걸음질'…성장엔진 식는다

입력 2012-09-0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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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가율 3.7%…1990년대 절반도 안돼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 흔들리고 있다. 수출에 이어 설비투자마저 위축되면서 성장잠재력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와 맞물려 기업들의 투자심리도 쉽게 되살아나지 않을 조짐이어서 경기부진 악순환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7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를 통해 “우리나라 설비투자 동력이 과거보다 크게 위축됐음은 물론 주요국들보다도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북에 따르면 지난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3.7%로 1990년대 연평균 9.1%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2000년 이후 설비투자 증가율 역시 3.9%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 2분기 설비투자액은 전분기에 비해 6.4%,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9% 줄어 설비투자위축이 경제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인당 GNI(국민소득)이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로 높아질 때 설비투자 증가율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한국(6.7%)은 미국(8.5%), 영국(7.4%), 프랑스(9.4%)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처럼 최근 설비투자가 부진한 것은 유럽 재정 위기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의 투자의욕이 위축된 탓이다. 유럽 위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며 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선제적 투자보다는 경기확장 국면을 확인해 투자하려는 성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재정부의 분석이다.

재무적 안정성이 중시되면서 생산설비를 확충하기보다는 기존 설비를 유지ㆍ보수해서 쓰는 경향도 커졌다. 설비투자재원 중 내부자금 비중은 1998년 29.9%에서 2010년 67.9%로 증가 추세다.

특히 8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 줄어드는 등 대외 수출에 경고등이 들어오면서 투자에 주춤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제조업 투자심리 지수도 7월 이후 석 달 연속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설비투자 부진이 계속될 경우 생산 감소,고용 위축 등으로 경기침체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는 데다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잠재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최근 ‘경제긴급진단 세미나’를 통해 “신용경색 조짐과 함께 설비투자 위축 현상이 나타나면서 우리 경제가 경기침체 속에 물가상승률도 함께 둔화되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이에 정부는 기업들에게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투자를 독려하고 나섰다. 경기회복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기업의 지속적인 투자가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재정부는 “유로존 위기 등 대내외 여건이 불확실하므로 기업의 투자의지를 북돋아야 필요가 있다”며 “투자 부진 현상이 심한 중소·중견기업, 서비스업 분야를 중심으로 맞춤형 지원을 늘리고 녹색산업 등 신규 투자처 발굴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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