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상구 어디에]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관계형 금융' 통해 서민금융 재도약해야"

입력 2012-09-0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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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이 여러 어려움에 처해있다. 지난 20개월 동안 20여개의 저축은행이 부실로 정리됐거나 정리절차가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들 저축은행의 상당수가 자산규모 1조원 이상의 대형 저축은행이고 부실화의 주원인이 대주주의 불법행위 때문이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저축은행에 대한 신뢰는 크게 떨어졌다.

영업환경도 좋지 않다. 외환위기 이후 수익성과 안전성 중심으로 여신정책의 방향을 튼 은행 탓에 저축은행은 과거 주 영업대상인 우량 중소기업과 개인 등 고유 영업기반을 상실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소액 신용대출, 후반에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 등 고위험·고수익 대출에 집중했으나 모두 부실화돼 현재의 어려움에 직면했다.

저축은행 정상화를 위해선 서민금융이라는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사업모델을 찾아야 한다. 저축은행은 은행에 비해 점포, 금융자동거래 단말기(ATM) 등 서비스가 적어 수신면에서 경쟁력이 낮다. 대출금리도 높아 자금 운용도 쉽지 않다. 따라서 저축은행은 은행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틈새시장에 적합한 사업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중소 영세기업의 경우 재무정보에 대한 신뢰성이 낮아 은행의 대출심사시 표준화된 대출 프로세스를 그대로 적용하기 곤란하다. 기업자산과 사업주 개인자산이 명확하게 분리되지 않고 신용정보도 미비하기 때문이다. 서민들은 소득의 대부분을 생활자금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질병 등 돌발상황에 대비한 저축이 쉽지 않다. 신용등급도 낮아 담보를 통한 자금조달도 어렵다.

이런 중소 영세기업 및 서민에 대한 대출은 담보 및 신용등급보다는 고객과의 밀접한 관계에서 적립된 정성적 정보를 이용하는 관계형 금융(relationship banking)’에 의해 이뤄질 수 있다. 관계형 금융에서는 고객과의 빈번한 접촉을 통한 고객 고유의 사적정보 입수와 활용이 중요하다. 이는 대형 은행보다 저축은행과 같은 소규모 금융기관이 담당하는 것이 적당하다.

향후 저축은행은 대출심사 및 관리과정에서 높은 비용이 발생하는 고비용 대출을 주고객으로 하는 관계형 금융에 주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관계형 금융에 필요한 대출심사 및 사후관리를 담당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또한 감독기관은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관계형 금융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자산 건전성 분류 등 검사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저축은행의 자산규모를 일정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것도 관계형 금융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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