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2012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61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지난 6월 58억8000만달러 흑자에 이어 2개월 연속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문제는 유로존 위기 장기화와 중국 경기 부진 등으로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불황형 흑자는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는 가운데 달성되는 흑자를 말한다.
상품수지 흑자는 53억2000만달러로 6월의 50억5000만달러 보다 확대됐다. 통관 기준 수출은 446억4000만달러로 전달 472억1000만달러 보다 5.4%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8.8% 감소했다.
수입은 418억8000만달러로 전달 422억500만달러에 비해 0.8% 줄었고 전년동월 대비로는 5.4% 감소했다. 특히 수입은 올들어 1~2월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8월에는 본격적인 무역수지 적자도 예고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무역수지는 44억7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특히 8월의 경우 적자폭이 커 흑자기조 조차 유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이어 30일 발표된 기업의 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가 4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밖에 소비자물가 상승률(7월치)도 1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저물가 장기불황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불황을 가르키는 경제지표에 대해 정작 정책당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특히 한은 측은 7월 국제수지에 대한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에 대해 “물량 기준으로는 7월 수출입이 모두 증가했다”며 “‘불황형 흑자’로 단정 지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의 수입 축소는 원유 등 원자재 수입가가 하락한 탓이 크고 수출입 물량 역시 줄지 않아 실제로 무역이 축소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은 수출과 내수가 둘 다 좋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흑자로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며 이는 물량만 갖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때문에 이같은 상황은 불황형 흑자로 해석하는데 무리가 없으며 이는 결국 내수 침체를 방증해 사실상 전반적인 국내 경기불황을 예고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