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비상경영]카드업계, 경기 안 좋은데 수수료율 인하 압박…"묘수가 없다"

입력 2012-08-0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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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수익 9000억 가까이 줄어…민간소비 감소·연체율 증가

“신용카드사들의 수익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시장이 포화 상태인 데다 가맹점 수수료율도 내려가기 때문입니다. 차세대 시장을 찾으라고는 하지만 새로운 시장을 뚫는 것이 쉽나요.”

전업계 카드사의 한 고위 관계자의 고백이다. 업황 악화에 대한 고뇌가 담겼다.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되면서 카드업계는 연간 8739억원의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경기침체가 겹쳤다. 민간 소비 감소는 카드사에게는 직격탄이다. 카드업계에게는 악재만 첩첩산중인 셈이다.

카드사들의 최근 건전성 지표들은 금융위기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 전업카드사의 올 1분기 연체율(총채권 기준)은 2.09%를 기록했다. 지난 2009년 말 2.23% 이후 가장 높다.

대출성 카드자산의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기악화로 저신용자들이 이용한 카드론, 현금서비스, 리볼빙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등급 이하 저신용자가 이용한 리볼빙 잔액은 지난해 말 2조2062억원이다. 3년 전의 1조3907억원에 비해 58.6%나 늘었다.

더욱이 같은 기간 전체 리볼빙 잔액 중 7등급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42.4%에서 51.0%로 8.6%포인트 증가했다. 리볼빙의 저신용자 쏠림 추세가 뚜렷하다.

리볼빙은 카드결제대금의 일정 비율만 결제하고 나머지 결제대금의 상환은 연장시키는 것을 뜻한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평소 “위기는 카드-가계부채-기업 순으로 간다”고 강조했다. 카드업계의 부실 징조가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며 금융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고민도 깊다. 최기의 국민카드 사장은 페이스북에 “한때 ROE(자기자본이익률)가 20%를 넘던 카드 산업이 최근 10% 초반으로 떨어지고 곧이어 한 자리 수로 떨어질게 불 보듯 하다”며 “리스크가 높은 카드산업의 투자 유인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글을 남겼다.

수익성 악화와 규제 리스크.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하반기 경영을 ‘안전운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주력 상품 위주의 판매영업을 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카드는 지난 4월 보스턴 컨설팅 그룹으로부터 경영컨설팅을 받았지만 신성장 동력의 윤곽은 그려지지 않고 있다.

카드사들의 보수적 경영은 규제 탓도 있다. 여전법은 카드업자의 부대업무를 열거주의(포지티브)로 규정하고 있다. 신용카드 회원에 대한 자금 융통, 직불 및 선불카드의 발행 및 대금결제 이외의 업무는 할 수 없다.

카드사들이 업무 범위를 포괄주의(네거티브)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몇몇 사업만 할 수 없게 하고 나머지는 빗장을 풀어야 새 시장을 찾을 수 있다는 논리다.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를 타개할 묘수도 없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 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결국 이자 수익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금리 인하 압박이 전 사회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자율을 높이기는 어렵다”며 “되레 은행권의 금리 인하 압박 불똥이 카드사로 옮겨 붙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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