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시장 '편집숍' 뜬다]손님 끌고 브랜드 키우고…명품관과 어깨 나란히

입력 2012-07-27 08:54 수정 2012-07-2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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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명당자리’꿰찬 편집숍

백화점에 들어서면 최고의 명당자리에는 항상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소위 ‘효자 브랜드’가 입점한다. 어느 자리에 있고 공간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브랜드의 위상이 달라진다. 그러나 요즘엔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이나 매출이 가장 많이 나오는 명품관 등 명당자리에 있는 편집숍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세련된 인테리어는 물론이고 엄청난 규모로 들어서 백화점 내 위상이 높다.

편집숍이 전 연령층에게 인기를 끌면서 상품 차별화에 고심하던 백화점들에 가장 훌륭한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백화점은 이제 차별화된 상품력으로 편집매장을 강화하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롯데백회점 본점 에비뉴엘 5층에 위치한 편집숍 '10꼬르소꼬모'는 세련된 인테리어와 제품 구성면에서도 해외 직수입 패션의류, 액세서리 등 프리미엄을 자랑한다.
◇명품관 편집숍 ‘브랜드 인큐베이팅’역할 =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 5층은 편집숍 ‘10꼬르소꼬모(10 CORSO COMO)’, 10꼬르소꼬모 카페와 일본의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인 ‘꼼데가르송’이 전체 매장을 차지하고 있다.

10꼬르소꼬모는 보그, 엘르 등 패션 전문지에서 19년간 에디터로 활동하며 이탈리아 패션업계의 대모로 불리는 까를라 소짜니 소장이 이끄는 세계적인 편집숍으로 제일모직이 들여왔다.

패션의류뿐 아니라 가전제품, 주방용품, 생활용품도 구비돼 있는데 제품 가격은 수천만원대의 고가 제품으로 구성됐으며 특히 유리관에 들어간 진주 목걸이는 3000만원을 넘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0꼬르소꼬모는 밀라노와 서울, 도쿄에만 매장이 있는데 에비뉴엘 매장은 월드와이드 3호점인셈”이라며 “특히 ‘향의 거장’ 제라드 안토니가 소녀시대의 유럽공연 관람 후 만든 향수 ‘GIRL’은 오직 이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제품 구성면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특별함을 더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명품관 4·5층에는 패션편집숍 ‘분더샵’과 ‘분더샵앤컴퍼니’가 위치한다. ‘분더샵’은 40~50대가 타깃이고 ‘분더샵앤컴퍼니’는 20~30대 젊은층을 상대로 영캐주얼 스타일을 선보인다. 분더샵은 지난 2000년에 서울 청담동에 단독 매장으로 들어섰으며 편집숍이 인기를 끌자 신세계 강남점과 본점까지 진출했다.

이곳 바이어들은 밀라노, 파리 등 해외 패션도시에서는 유명하지만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디자이너 브랜드를 직매입해 해 온다는 것에서 차별화를 둔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해외의 유명 패션 트렌드가 국내에 들여오기까지 6개월이 걸리는데 분더샵은 이들 의류를 직매입해 한 달 후에 서울에서 선보이고 있다”며 “패션 트렌더들에게 입소문을 타면서 분더샵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더샵에 입점 후 입소문을 탄 브랜드는 단독매장을 내기도 해 분더샵이 ‘브랜드 인큐베이팅(브랜드 발굴·양성)’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르니, 스텔라 매카트니, 진 캐주얼로 유명한 비 스케어드 등이 대표적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이런 소식이 해외 컨템포러리 디자이너 의류 업계에도 알려지면서 오히려 해외 브랜드에서 분더샵 입점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함’으로 소비자 지갑 연다 = 명품백화점으로 유명한 갤러리아·현대백화점에서 만난 편집숍들은 명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다양한 상품력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소비자 개성에 맞춘 다양한 상품, 다양한 가격 폭, 각 지역 점포마다 고객성향에 맞춘 스타일을 강점으로 고객의 발걸음을 백화점으로 돌리게 한다.

갤러리아 명품관 WEST 1층에 들어서면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에 기프트숍이 위치해 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기프트 상품을 진열하고 있는데 여행용품, 가죽 소품, 앨범, 액자, 향초, 다이어리, 캘린더, 필기구, 데스크용품, 인형, 유아동 스킨케어 등 다양한 상품이 준비돼 있다.

2층에는 GDS매장이 입점해 있는데 GDS는 1999년에 오픈한 최초의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로 구성된 멀티숍으로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의 크레이티브한 디자인의 상품이 주를 이룬다. 쟈뎅 드 슈에뜨부터 스티브J&요니P, 르이, 스튜디오 K, H.R, 일루미나르까지 다양한 상품이 입점해 트렌드 스타일을 찾는 젊은이들에게 인기다.

2층의 스티븐 알란에 이어 3층에 있는 스티븐 알란 걸이 위치해 있는데 LA감성의 핫 트렌드를 만나볼 수 있는 숍으로 미국 웨스트 코스트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감각적인 젊은 고객을 위해 제작한 데님룩이 인기다. 로빈진, 디어 크리쳐스, 미니 포 매니, 워크 커스텀 진스 등 다양하다.

갤러리아에서 만난 편집숍이 다양한 스타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면 현대백화점의 편집숍은 조금 더 세분화돼 있어 개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지하2층에는 스타일 429, 데님바(청바지), 플랫폼(신발), 안드레아바나(가방), 딥디크(향수), 크리드(향수) 등으로 품목별로 들어서 있으며, 2층에는 더하우스오브파인워 치(시계), 3층에는 에쿠르플러스, 눌, 골프샵(골프용품), 4층에는 블리커, 로얄 마일(남성잡화 편집숍), 스타일 아이 등이 입점돼 있다.

특히 지하 2층에 위치한 안드레아바나는 가방 편집숍으로 100만원 안팎의 합리적인 가격대의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레베카민코프, 트리제, 가야벤쿠버, 바키아 등 직수입해 온 상품으로 헐리우드 스타들이 착용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3층에 위치한 에크르플러스에서는 신민아 야상으로 유명한 와코 마리아 야상을 만나 볼 수 있다. 에크르플러스 관계자는 “신민아가 입었던 야상은 일년에 2번 등프린트만 바껴서 나온다. 가격은 138만원으로 총 6번째 시리즈가 출시됐는데 제품 없어서 못 팔 정도”라며 “단골 위주로 장사를 하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 보다는 경기를 덜 타 불황을 피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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