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의 사회학]"변강쇠 만들어줄께" 정력제로 둔갑한 가짜약 활개

입력 2012-07-2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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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발기부전약이 사회적인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남성과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중국에 세계 2위의 발기부전약 밀반입국이다. 미국의 의약품안전연구소(PSI) 자료를에 따르면 국내에 밀수된 발기부전약 151만여정 중 100만정이 가짜약으로 추정될 정도라는 게 학회 측 설명이다.

발기부전약 밀반입으로 인해 단속 실적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총 39건에 353억원(진품일 경우 시가기준), 2010년 총 28건 916억원, 2011년 9건 1138억원어치가 적발됐다. 통상 업계에서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규모를 정상 시장에 버금가는 10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의약계에서는 가짜 발기부전약의 위험성을 알리는 대대적인 캠페인에 나섰다. 세관당국은 제약사와 손잡고 밀반입되는 가짜약 퇴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월 대전지방경찰청은 밀반입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공개했다. 이같은 약들은 음성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에 가짜 발기부전약이 판치게 된 걸까. 이른바 짝퉁 비아그라의 등장은 우리사회의 그릇된 마초(macho) 성(性)문화에서 시작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마초란 스페인어로 ‘남자’라는 뜻. 남성우월주의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로 남성적 기질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극단적인 증상 또는 그러한 행태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는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 탓에 이러한 마초증후군이 성문화에도 깊숙히 자리하고 있다. 즉, 성관계에서도 여성보다 남성이 중심이 돼야한다는 인식이 큰 것이다. 이 때문에 남성들은 강한 남성성을 갈망하게 됐고 발기부전치료제를 정력제로 잘못 이해함으로써 무분별한 사용이 조장된 셈이다.

발기부전 증상을 가지고 있는 남성들이 이 병에 대해 ‘민망한 질병’이라는 인식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또다른 이유다. 최근 국내에 30종에 이르는 약이 개발되고 비뇨기과의원도 대중화됐지만 이들은 조용히 스스로 해결하고 싶어하다보니 아직도 많은 남성들이 가짜 약을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가짜 약을 구매한 사람들의 경우 신체에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한남성과학회는 지난 3~4월, 30세 이상 남자 성인 450명과 관련분야 의사 141명을 대상으로 가짜발기부전치료제에 대한 인식·실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의사 중 38%가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로 인한 부작용 환자를 진료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성인 남성의 71.5%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의 부작용 등 위험성에 대해 잘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짜 약에 대한 정보 역시 부족한 것으로 밝혀졌다. 절반 가량(45.3%)의 남성이 처방전이 없는 발기부전치료제는 모두 가짜약이라는 점을 알지 못했고 85%의 남성은 가짜약과 정품의 차이를 모른다고 답했다.

이성원 대한남성과학회 회장은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호기심에 한번 먹어보기에는 남성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며 “가짜 약에 대해 남성들이 경각심을 가지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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