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포인트]하반기도 악재는 ‘첩첩산중’

입력 2012-07-2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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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첩첩산중이다. 스페인 구제금융 우려라는 악재가 덮친 지 하루 만에 애플의 어닝쇼크가 국내 증시를 강타했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보다 24.62포인트(1.37%) 하락한 1769.31을 기록하며 올해 들어 최저치를 나타냈다. 유로존 국가들의 부실은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고 기대를 가져볼 만한 G2(미국·중국)의 경기 회복도 지지부진하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는 시간을 두고 해결될 문제인 만큼 약세장의 관점에서 전술적 대응으로만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미국 경기둔화 및 정치적 방임 우려, 스페인 재정위기, 에그플레이션(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등 하반기에도 여전히 위험 요소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美 정치인들 방임 우려…미국 경기둔화 키울 수도

미국은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6월 실업률은 전월과 같은 8.2%를 나타내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실업률 5~6%를 큰 폭 상회했다. 지난 1·4분기 경제성장률(GDP)은 1.9%에 그쳤고 2·4분기 GDP도 2% 미만으로 예상된다. 높은 실업률 및 저조한 성장률 등 실망스러운 지표가 잇따라 나오면서 다음 주 FRB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오는 31일과 8월1일로 예정된 정기 총회에서 경제성장 촉진을 위한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FRB가 고용 및 투자, 소비에 관한 경제지표 발표가 두 차례씩 예정돼 있는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기다린 뒤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런 상황은 자칫 대선을 앞둔 정치인들의 방임을 불러일으켜 경기 둔화를 더 심화시킬 수도 있다”며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재정절벽을 완화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야 할 인센티브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재정절벽을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할 경우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며 “하지만 앞으로 발표 예정인 미국 경제지표들이 이전 저점 수준까지 낮아지면 주식시장이 악재에 내성을 키울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스페인 재정위기…장단기 금리차에 주목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5일(현지시간) 전일보다 9bp(0.09%) 오른 7.71%를 기록했다. 5년 만기 국채 금리는 7.74%,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7.09%로 상승해 모두 7%를 돌파했다.

스페인 정부는 하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 상환을 위해 단기물 위주의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페인의 장단기 금리차 동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 연구원은 “만약 장단기 금리 차이가 지난해 하반기처럼 1%p를 하회할 경우 주식시장은 또 다시 휘청거릴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스페인의 장단기 금리 차이가 1%P를 살짝 하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 8월에는 스페인 국채만기 물량이 크게 줄어들어 스페인 재정적자 문제가 일시적으로 소강상태에 돌입할 수 있다.

◇에그플레이션…신흥국에 가장 큰 타격

미국은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맞고 있다. 하반기 투기 수요까지 증가하면서 곡물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주요 곡물 가격은 소맥, 옥수수, 대두 기준으로 이미 2008년 곡물파동의 고점 수준까지 상승했다. 특히 대두 가격이 급등했다. 대두는 5~6월의 남미(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대두 곡창지역 가뭄에 이어 미국에서도 가뭄이 발생하면서 가격이 가장 크게 올랐다.

이윤교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과거 투기적 거래의 흐름을 보면 투기 거래는 가격 상승에 후행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중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가뭄으로 투기적 거래가 증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지난 2010년 하반기부터 전개된 곡물가 파동이 재스민 혁명을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로 확산됐던 점을 상기하면 에그플레이션은 정책 당국의 입지를 좁히고 정치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융시장은 에그플레이션 우려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에그플레이션 심화는 내수중심의 신흥국가에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지만 아직 관련 증시에서 자금이탈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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