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틈없는 보육교사, 휴가도 반납해야 할판

입력 2012-07-2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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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어린이집 A교사의 하소연 “박봉에, 11시간 근무에, 무상보육 교육까지”

“아침 8시부터 출근해 오후 7시까지 하루 근로기준시간을 초과한 11시간을 쉴 틈 없이 보내다 집에 오면 피곤해 곧장 침대에 눕기 일쑤다. 하는 일에 비해 봉급이 적고 처우개선도 안돼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공공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중인 A(29·여)씨는 출근시간이 오전 9시, 퇴근 시간이 오후 6시다. 하지만 그는 아침부터 아이들을 태우러가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하기 때문에 1시간 일찍 출근한다. 또 당직이 있는 날이면 오후 7시까지 남아서 어린이집 정리정돈을 해야 한다.

하루 중 일과 시간에는 숨고를 틈도 없다. 오전 9시 각 학급의 아이들이 다 모이면 본격적인 어린이집 일과가 시작된다. A씨가 원생들을 대상으로 그림그리기, 책 읽기, 놀이학습 등을 진행하다보면 어느새 시계는 정오를 가리킨다.

점심시간에는 식사 후 1시간 정도 쉬게 돼 있지만 아이들 한명 한명 챙기다 보면 자기시간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A씨는 “평소에는 말할 것도 없고 요즘 같은 휴가철에도 마음 편히 쉬지를 못한다”고 말했다.

이달 말부터 휴가를 계획했던 그는 3일만 쉴 예정이다. 그것도 주말 포함 3일이다. 그가 실제로 주중 쉴 수 있는 날은 단 하루 뿐이다.

근로계약서에는 여름휴가를 8일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일주일 가까이 쉬면 부모들이 ‘아이들을 누가 돌보냐’며 항의가 빗발친다.

이로 인해 보육교사들은 1명씩 돌아가며 2~3일씩 휴가를 나눠서 사용하고 있다.

박봉도 보육교사들의 삶을 고단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전국 공립 어린이집 기준 보육교사 초봉은 130만원대 후반이다. 유야교육기관 채용 포털인 키드잡에 따르면 지난해 공립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1년차 연봉은 1607만원이고 월급은 139만원이었다.

다음달로 보육교사 5호봉으로 접어드는 A씨는 1호봉 때보다 30만원 이상 더 받을 수 있다. 이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사립시설로 가면 월급은 더 적다.

그의 지인으로 사립 어린이집 교사였던 B씨는 초봉이 100만원 안팎이었다. 이것도 사립 어린이집 원장이 임의로 정하기 때문에 B씨보다 적은 월급을 받는 보육교사도 있다.

처우개선비도 천차만별이다. 지방에서는 매월 4~5만원을 받고 있으며 사립 시설에선 2만원 안팎이다. 서울지역은 공립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최대 20만원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 같이 보육교사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다 보니 도중 그만 두는 선생들을 자주 봤다”면서 “B씨도 2009년부터 2011년 말까지 3년간의 보육교사 생활을 접고 현재 다른 업종을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아이들의 보육을 어린이집에 맡길 수밖에 없는 우리사회의 현실을 볼 때 보육교사의 대우와 처우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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