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해임은 정치적”…“자살 학생 ‘유일한 실수’”

입력 2012-07-1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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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카이스트 총장 “당당하게 쫓겨나겠다”

이사회에서 자진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사진>이 “정정당당하게 해임을 당하겠다”고 말했다. 해임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고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또 자신의 해임에는 운영보다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 총장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머셋팰리스 호텔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다음 총장도 일부 교수와 학생, 과학계 인사, 교과부가 싫어하면 해임하겠느냐”며 “물러날 사유를 분명하게 밝혀달라”고 요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카이스트 이사회는 서 총장의 임기가 2년 남은 상황에서 ‘소통이 부족하고 학내 여론이 악화됐다’며 20일 이사회에 그의 계약해지 안건을 상정했다. 안건이 가결되면 서 총장은 90일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해임된다. 총장에 대한 해임은 지난 41년 카이스트 역사상 처음이다.

◇ 해임의 이유는 ‘정치적인 문제’ = 서 총장의 발표는 이사회와 교수회에 대한 비판에 초점이 맞춰졌다. 사퇴 논란의 배경이 다분히 '정치적'이라는 주장이다. 서 총장은 “제가 처음 왔을 때부터 반대했던 그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별의 별 구실을 잡아 나를 쫓아내려 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끌고 올 줄 몰랐다”고 말했다.

해임 사유를 묻는 질문에는 “어떤 얘기도 들은 적이 없다”며 “이사장 측이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명 이사장과 단 한 번도 카이스트의 방향과 비전을 놓고 토론해 본 적이 없다”며 “오명 이사장이 온 이후부터 모든 관심은 내가 언제 나가는가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고위층의 압박이 있었을 것이라는 암시도 했다.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앞두고 총장을 그만둘 뜻이 없음을 밝히자 오 이사장이 “당신 올 때부터 그런 사람들 얘기해서 온 거니 이번에 그런 사람들이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는 것.

그는 “이사회 날짜만 정해지면 하루가 멀다 하고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사실 앞에서 눈과 귀를 막고 시끄러우니 물러나라 하시면 이사장님은 물러나시겠느냐”며 “누구든 이런 일 겪지 말라고 임기를 법으로 정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 “자살 학생 ‘내 유일한 실수’” = 그는 ‘총장을 지내는 동안 가장 잘 한 일’을 묻자 “지난 6년간 카이스트를 모든 면에서 세계적인 대학으로 만들었다”고 답했다. 200위권에 머물던 대학 평가가 60위권으로 들어섰고 공과대학 순위는 20위권 수준, 재임 전 51억 원이던 기부금도 지금은 1700억 원대로 늘렸다는 것. 대형 프로젝트와 대형 연구를 진행하며 예산과 연구비는 2배 현금보유액도 3배 늘었다고 말했다.

영어수업, 차등등록금제 등 ‘서남표식 개혁’의 결과 지난해 재학생이 잇따라 자살하는 등 부작용이 있던 것에 대해서는 “카이스트 학생이면 당연히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며 수학과 영어를 더 잘 가르쳤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게 하나 실수”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학생들이 기자회견장 문 앞에 학생들이 항의하기도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장 진입을 시도하다가 호텔 직원에 의해 제지당하자 문 앞에서 “문을 열어 달라. 저희도 들여보내달라”고 소리치며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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