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3세 경영권 승계 난항 예고]승계작업 본격화 안됐지만…효성·LG·GS도 '속앓이'

입력 2012-07-09 09:34 수정 2012-07-0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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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재벌개혁 바람은 3세 경영 승계가 구체화하지 않은 대기업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일부 재벌들의 경우 2, 3세에 회사를 설립해 준 다음 일감을 몰아주고 내부거래를 늘려 이를 경영 승계의 도구로 썼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정치권의 재벌개혁 중 하나인 일감 몰아주기 과세제도가 올해부터 본격 적용될 예정이어서 이에 따른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3세 경영 승계가 아직까지 불투명한 대기업들로선 이 같은 내부거래 관련 압박이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재벌개혁으로 인한 지배구조의 변화도 걱정거리 중 하나다. 순환출자 기업집단들 뿐만 아니라 이미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들도 골치 아프기는 마찬가지다.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을 주축으로 한 여당 측이 지주회사의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주회사 요건 강화가 현실화되면 해당 기업들은 대부분의 계열사를 매각해야 할 위험에 처한다. 이에 따라 기업의 지배구조 변화는 물론 경영 승계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안개 속 효성그룹 3세 승계, 재벌개혁 영향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지난 3월 당시 주총을 여는 상장사 192개 중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회사에 손해를 끼칠 수 있는 사내이사 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논란의 명단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조현준 사장과 조현문 부사장이 올랐다. 이들 3세들은 효성에서 컴퓨터 사업부문 일부를 인수, 매출이 급증한 노틸러스효성 등 계열사의 지배주주로 올라있다. 조현준 사장은 노틸러스효성 지분 14.1%를 보유하고 있다.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노틸러스효성의 2010년 기준 내부거래 비중은 35.3%다. 조현준 사장이 지분을 매입한 2001년 64.7%를 이후로 2008년 45.0%, 2009년 41.8%로 점차 내부거래 비중이 낮아지고 있으나 아직도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도 일부 나온다.

이들 삼형제 지분 100%로 운영되는 부동산매매 및 임대업체인 ㈜신동진의 내부거래 비중도 약 50%에 달하는 수준이다.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과세제도가 본격 운영되면 효성 3세들로선 운신의 폭이 좁아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룹 내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기업 대부분이 3세들이 지배주주로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오너 지분이 3% 이상인 기업의 경우 계열사 내부거래(30% 이상)를 통해 발생한 이익을 증여로 간주하는 것이 일감 몰아주기 과세제도의 핵심이다.

다만 효성그룹은 순환출자가 아닌, 지주회사 형식을 띄고 있어 지배구조 문제에 있어선 정치권의 재벌개혁 압박에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효성 3세들의 지분율은 장남 조현준 사장 7.21%, 차남 조현문 부사장 7.18%, 삼남 조현상 부사장 7.79%로 비등한 상황이다. 조석래 회장이 77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뚜렷한 후계구도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재계에선 삼형제의 일거수일투족에 후계구도를 연관 지어 해석하고 있는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고령인 조석래 회장의 나이를 고려하면 이제 3세 경영 승계에 대한 윤곽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며 “최근의 재벌개혁 바람이 경영 승계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부정적인 외부 시선들이 3세들의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 4세’ LG-GS그룹, 지주회사 요건 강화하라고?= LG그룹은 현재 3세인 구본무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으며, 앞으로 4세로의 승계가 과제다.

LG그룹에서 가장 유력한 4세 경영인은 구광모 LG전자 차장이다. 구 차장은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로 2004년 구 회장의 양자로 입양됐다. 당시 LG그룹은 가족 내 장손으로서 구 차장을 입양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지분확대 등으로 이뤄볼 때 경영권 승계를 위한 후계자로 지목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구 차장은 ㈜LG의 지분 4.72%를 보유하고 있다. 구 회장(10.83%), 구본준 부회장(7.72%),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5.07%)에 이어 오너가 중에서도 네 번째 서열에 해당한다. LG그룹은 지주회사이기 때문에 (주)LG 지분만 확보한다면 그룹 전체 지배권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활발한 정치권의 재벌개혁 움직임이 변수다. 이미 지주회사로 전환한 LG그룹이기에 순환출자인 삼성그룹이나 현대자동차그룹처럼 큰 이목이 집중되지는 않지만, 정치권에선 지주회사 요건 강화를 들고 나왔다.

통합진보당 등 여당 측에 따르면 이들은 지주회사 요건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현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배 비율을 현행 20%(상장사 경우 40% 이상)에서 40%로(상장사 경우 80% 이상) 상향 △지주회사의 자회사는 사업연관성 없는 손자회사 지분 취득 금지 △부채비율 100%로 강화(기존 200%) 등을 제시하고 있다.

LG그룹 이 같은 지주회사 요건 강화가 현실화된다면 막대한 자금을 들여 각 주력 상장사들의 지분 80%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한꺼번에 이 같은 대규모 자금을 마련하기엔 쉽지 않다. 결국 차입을 통해서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데, 부채비율 100%란 다른 요건 부딪혀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결국 LG그룹은 해당 지분을 매각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 있다. 그룹이 쪼개져 상당수 계열사가 분리된 지주회사로 변환된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LG그룹의 4세 경영 승계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현재로선 ㈜LG 지분만 보유하면 손쉽게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지만, 향후엔 쪼개진 각 지주회사 지분을 모두 확보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GS그룹에선 허창수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상무보가 유력한 4세 경영인으로 꼽힌다. 허 상무는 지난해 말 GS건설 부장에서 임원으로 승진, 올해부터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GS그룹 역시 LG그룹과 같은 이유로 4세 경영 승계에 골치를 썩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주회사로 전환한 상태지만 정치권의 지주회사 요건 강화 요구가 거세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 과세는 기업의 투자 의욕을 해치는 반기업적 세제”라면서 “모든 내부거래를 오너 일가의 사익 챙기기로 몰아가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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