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나눔을 통해 나를 깨닫다

입력 2012-06-08 09:22 수정 2012-06-0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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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원 미래에셋증권 인사팀

“봉사활동 보다는 어르신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마음가짐으로 오늘 하루를 보내면 어떨까?”

올해로 7년째 웅도리를 방문하신다는 차장님의 웅도리 예찬가를 들으며 처음 찾아가는 그 곳에 대해서 하나씩 알아가기 시작했다. 충청남도 서산에 위치한 웅도리, 곰이 웅크리고 앉은 형상을 하고 있어 유래된 지명이다. 오염되지 않은 드넓은 갯벌을 가진 청정 지역으로, 물이 빠지는 간조 시에는 갯벌이 드러나면서 육지와 연결되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특히 낙지, 굴, 꽃게, 바지락 등이 유명한데 그 중 늦겨울에서 초봄에 생산되는 바지락은 속살이 탱탱하게 올라 쫄깃쫄깃 하며 청양고추, 대파와 함께 끓여낸 국물의 시원함은 정말 일품이라고 한다. 일손 돕기를 마치고 마을 어르신께서 대접 가득 담아주시는 바다 내음 가득한 바지락은 과장님께서도 다시 웅도리를 찾게 하는 큰 이유 중 하나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신다.

웅도리에 담긴 즐거운 추억들을 하나 둘 꺼내놓는 사이 어느덧 버스의 차창 밖으로 넓은 갯벌과 그곳에 맞닿은 파란 하늘이 찾아왔다. 창 틈으로 스며드는 상쾌한 바다 내음은 나의 마음을 가볍게 했다.

간단히 짐을 풀고 함께 간 직원들과 기분 좋게 바닷가 주변 갯벌 청소에 나섰다. 뜨거운 햇볕에 비 오듯 땀을 흘리면서 자루 가득 폐어구 등 쓰레기를 치워 나갔다.

바닷가와 마을 주변 정화 활동을 마무리하고 이제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다. 마을 회관에 넓은 상을 펴고 식사를 준비하며 마을 어르신들을 모셨다. 땀에 젖은 봉사단 조끼를 벗고 어르신 틈에 함께 앉았다.

여기저기 챙겨 주시는 손길이 이어졌다. 나는 어느새 할머니의 돌봄을 받으며 우리 할머니를 만난 것처럼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따뜻한 어르신의 두 손을 꼭 붙잡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노라면 투박한 손주름 사이에 베어있는 고향의 정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린시절 우리 할머니와의 추억이 떠올랐다.

하루가 왜 이렇게 짧기만 한지, 저 멀리서부터 갯벌을 붉게 물들이며 넘어가는 하늘이 오늘처럼 야속한 적은 없었다. 나는 ‘나눔’이라는 책임을 가지고 나섰던 오늘, ‘배움’이라는 소중한 경험을 가득 채워서 돌아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내가 배운 오늘의 소중함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공유해 다음에는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눔’, 그 실천의 보람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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