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리포트] 불황극복 비결, ‘바나나왕’에게 배워라

입력 2012-06-0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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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새뮤얼 제머라이 치키타 CEO의 헝그리정신 회자

썩어가는 바나나 더미를 보물산으로 바꿔 거부가 된‘바나나맨 샘’ 고(故) 새뮤얼 제머라이의 성공 비결이 회자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들이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인한 불황을 극복하려면 제머라이와 같은 헝그리 정신이 필요하다고 최근 보도했다.

가난한 러시아 이민자였던 제머라이가 미국 최대 과일 생산업체인 치키타의 전신 유나이티드후르츠의 최고경영자(CEO)가 되기까지의 성공기는 현재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WSJ는 전했다.

▲온두라스의 한 바나나 농장에서 여성 근로자들이 수확한 바나나를 손질하고 있다. 블룸버그

제머라이가 1895년 미국으로 건너왔을 당시 바나나 유통업체들은 껍질에 반점이 두 개가 생기면 상품 가치가 없다고 보고 쓰레기 취급했다.

러시아의 황폐한 밀 농장에서 극빈자의 생활을 해온 제머라이에게 이는 절호의 사업 기회였다.

그는 못 쓰는 바나나들을 거둬들여 헐 값에 팔아 돈을 벌기 시작, 1909년 온두라스의 방대한 정글을 농장으로 개척해 바나나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그는 현지에서 바나나 생산업체인 쿠야멜후르츠를 설립했고, 나중에는 당시 업계 거인이던 미국 유나이티드후르츠(이하 유나이티드)도 집어삼켰다.

WSJ는 제머라이의 성공담을 일례와 함께 전하면서 몇 가지 교훈을 소개했다.

첫째는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하라는 것이다.

제머라이는 바나나 농장주가 되기로 결심한 후 거주지를 아예 온두라스의 정글로 옮겼다.

바나나를 심고 수확하는 작업에도 직접 참여했다.

그는 이것이 업계의 골리앗이었던 유나이티드보다 유리한 점이라고 판단했다.

유나이티드의 경영진은 모두 미국에 있어서 현지 상황을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이는 나중에 제머라이가 유나이티드를 인수할 당시 경영진을 설득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됐다.

두 번째 교훈은 문제를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유나이티드는 제머라이의 품에 들어오기 전까지 사사건건 시비를 걸었다.

일례로 양측은 온두라스와 과테말라에 걸쳐 있는 토지를 놓고 쟁탈전을 벌였다.

유나이티드는 변호사를 고용해 법률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반면 제머라이는 각 소유주로부터 별도로 토지를 매입해 유나이티드를 따돌렸다.

세 번째는 전문가를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 유나이티드 주가는 100달러에서 10달러대로 추락했다.

유나이티드 경영진은 대응책을 세우기 위해 전문가를 고용해 자문을 구했다.

하지만 당시 유나이티드의 대주주였던 제머라이는 의외의 장소에서 답을 찾았다.

뉴올리언스의 부두에 있는 과일 중개상을 찾아 정보를 수집했다.

제머라이는 바나나 운반선 선장이 멕시코만을 건널 때 연료를 절약하려고 속도를 절반으로 줄여 바나나가 익어버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제머라이는 1932년 유나이티드를 인수하자마자 배의 속도를 떨어뜨리지 말고 항해 일정을 단축하도록 지시했다.

제머라이가 인수한지 6개월도 안돼 유나이티드의 주가는 50달러까지 회복했다.

마지막으로 제머라이는 신용을 중시했다.

한번 잃은 신용은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 그의 경영 철학이었다.

WSJ는 지식·정보·경험이 없는 권력은 썩은 바나나처럼 버려진다며 제머라이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고 CEO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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