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여정 "'후궁'속 노출? 절제가 더 힘들었다"

입력 2012-06-0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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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임영무 기자
배우 조여정은 어느 순간부터 ‘노출’이란 달갑지 않은 수식어에 붙잡혀 버렸다. 가만 따져보면 그의 ‘노출’은 ‘방자전’과 오는 6일 개봉하는 ‘후궁 : 제왕의 첩’ 단 두 작품이다. 왜 그럴까. ‘후궁’ 출연 결정 뒤 언론은 앞 다퉈 그의 노출에 모든 포커스를 맞췄다. 영화 제작발표회에서도 그에게 쏟아진 질문은 ‘노출’ 뿐이었다. 그는 “영화를 보면 안다”고 에둘러 답했다. 그리고 영화가 공개됐다. 노출이 기억되지 않을 정도의 열연이 돋보였다. 파격을 넘어선 노출이 즐비했지만 결과적으론 그의 노출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많이 상기돼 있는 표정이었다. 유려한 미장셴과 더불어 탄탄한 스토리에 배우들의 연기마저 돋보인 ‘후궁’이었다. 호평이 쏟아졌다. 물론 그에겐 ‘노출’ 코드의 질문이 쏟아졌다. 뻔한 질문이고 뻔한 대답이겠지만 다시 던질 수밖에 없었다. ‘노출’ 말이다.

▲사진 = 임영무 기자
그는 “나 자신을 믿기에 배우로서 ‘노출’은 큰 문제가 아니다”면서 “‘조여정의 노출’이 주목을 끈 것이 아니라 ‘조여정이 출연한 좋은 영화에 노출이 있는 것’이라 바꿔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지 않나”라며 쿨 한 모습을 보였다.

제작발표회에서 말한 ‘보면 알 것이다’에 대한 의미가 궁금했다. 당시 그는 ‘연이은 노출 영화 출연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말투에서 영화에 대한 자신감이 넘쳐났다. 물론 그 자신감이 결코 공수표가 아님을 보여줬고, 관객들의 평가만 남은 상태다.

▲사진 = 임영무 기자
조여정은 “솔직히 나도 그 말의 의미는 설명하기 힘들다. (영화를) 보지 않고는 설명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을 것 같았다”면서 “다만 확실한 것은 관객들이 두고두고 얘기할 수 있는 포인트가 다양한 영화가 ‘후궁’이란 점이다”고 말했다.

이미 제작 단계부터 ‘후궁’은 충무로에서 유명세를 떨쳤다. 탄탄한 완성도가 주목을 끌었지만 그에 못지않은 강도 높은 베드신 때문이었다. 여러 여배우가 출연을 고사했다. 결국 행운은 조여정에게 돌아갔고, 그는 그것을 움켜줬다.

▲사진 = 임영무 기자
조여정은 “처음 매니저가 책(시나리오)을 건내면서 ‘김대승 감독님 건데…’라며 말끝을 흐리더라. 그래서 단 번에 ‘노출이구나’라며 넘겨 짚어봤다”면서 “정말 쎈 노출이 많았다. 그런데 내 눈에는 그게 별로 안보였다. 너무 좋은 데 ‘왜 다들 안했을까’란 의구심만 들었다”고 ‘후궁’과의 첫 대면을 설명했다. 그는 자신을 ‘럭키한 배우’라며 이번 출연의 배경을 덧붙인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그의 말은 거짓임을 알 수 있다. 결코 행운만으로는 나올 수 없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후궁’의 황윤정 프로듀서는 “조여정이 아니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연기였다”며 극찬했다. 칭찬이 자자한 조여정의 연기로 화제를 넘겼다. ‘후궁’ 속 조여정이 해석한 ‘화연’의 포인트는 ‘절제’였다.

▲사진 = 임영무 기자
조여정은 “노출보다도 힘들었던 점이 바로 ‘절제’였다”면서 “감독님이 항상 주문한 게 ‘관객들이 모르게 하라’였다”고 전했다. 실제 영화를 보면 화연은 성원대군(김동욱)과 권유(김민준) 사이를 오가는 일종의 팜므파탈로 표현됐다.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안한다. 단지 가만히 앉아 있고, 한 숨 쉬고, 눈물 흘리는 것 정도가 고작이다. 그런 연기가 너무 힘들었단다.

그는 “영화 속 캐릭터 가운데 사실 감정의 폭이 가장 큰 캐릭터가 화연”이라며 “문제는 그 폭의 변화를 관객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그냥 앉아 있고, 한 숨 쉬고 눈물 흘리는 장면에서도 내 감정을 숨겨야하는 연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사진 = 임영무 기자
결코 쉽지 않은 영화였고, 배우로서 소화하기에도 만만치 않은 역할이었다. 여러 여배우들이 두 손을 들 정도로 강도 높은 노출도 있었다. 감정적으로도 힘에 겨워 촬영 중간 여러 번 눈물을 흘리기도 했단다. 그런데도 인터뷰 동안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힘들었는데 촬영 과정을 생각하면 너무 즐겁단다.

조여정은 “내 안에 배우로서 다듬어지지 않은 어떤 부분을 누군가 갈고 닦아 주기를 바랐다”면서 “그런 시기에 김대승 감독의 ‘후궁’을 만났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웃는다. 그는 ‘촬영 기간 동안 즐거웠는가’란 질문에 “너무 괴로웠다. 하지만 기분 좋은 괴로움이었다. 아마 다시 경험하기 힘들 정도일 것”이라며 ‘후궁’에 대한 느낌을 정리했다.

▲사진 = 임영무 기자
아마 ‘후궁’이 극장가에서 사라진 뒤에도 ‘노출’은 조여정에게 꼬리표처럼 쫒아 다닐 것이다. ‘노출을 연기로 표현할 줄 아는 배우’란 수식어와 함께. 조여정에게 ‘노출’은 연기였다. 영화 ‘후궁’이 그것을 증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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