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철규의 과천담론]성장, 큰 밑그림이 없다

입력 2012-05-3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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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규 경제팀장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5일 취임 1주년을 며칠 앞두고 기자실을 찾았다. 경제부처 수장으로서의 그간의 소회와 향후 경제운용 방안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거시경제의 안정된 운용 측면에서 노력을 기울인 결과 다소 성과를 거뒀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1년 전 취임 당시 물가상승률이 4% 이상, 그리스 채무불이행 가능성과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등에 따른 금융시장과 외환시장 여파, 경기 하강국면 진입 등 지금 보다 상대적으로 더 어려웠던 시기를 무난히 헤쳐온 과정을 이야기한 것이다.

‘성장’보다는‘안정’을 택했고, 내년에도 예산 편성을‘균형재정 달성’으로 내걸면서 사실상 긴축을 선언했다. 경기를 살리기 위한 확실한 ‘한방’ 보다는, ‘번트’를 내더라도 차근차근 내실있는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야구광인 박재완 장관이 강조하는 ‘스몰볼’ 정책이다.

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기간 연장, 클라우딩 펀드 도입 등 규제 완화를 통한 투자 활성화에 맞춘 일련의 정부정책을 야구 용어에 빗댄 것이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대책에서 DTI 규제 완화를 미룬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장관은 이와 관련 “안정 쪽에 역점을 두고 체력을 보강하고 안정적으로 운용하다 보면 성장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또 성장 쪽으로 가면 허약하다, 취약하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현재 기조는 안정과 성장, 경제활력 제고”라며 “인위적인 부양이 아닌 활력을 높이겠다는 정도다. 미흡하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박장관의 균형재정과 안정과 성장을 같이 가져가겠다는 정책 의지는 몇 가지 의구심을 낳는다.

먼저 균형재정을 하려면 총선과 대선이 맞물린 현 상황에서의 복지에 대한 요구와 향후 수요를 감당해 내야한다. 선거 전만 하더라도 복지TF를 꾸려 여야 복지공약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하더니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사실상 승리로 끝나자 국회 개원을 코앞에 두고서도 당정 협의조차 없다. 새누리당도 민주당 만큼이나 복지 공약을 많이 내놓은 것을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물론 복지 수준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상태에서 복지에 대한 무조건적인 희생만을 강효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적극적으로 당과 협의하고 토론해서 꼭 써야 할 돈은 써야한다.

스몰볼 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만도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태에서 박 장관의 고충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지만 성장에 대한 큰 밑그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경기활성화를 위해 여러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그의 말처럼 “미흡하다”는 반응은 여전하다. 긴축과 안정이 정책기조로 자리잡으면 성장에 대한 목소리는 움츠려들게 마련이다. 오버하지 않으면서도 경기대응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할 과감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얘기에도 귀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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