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금융’ 허와 실]TV 속 펀드매니저 다 나쁜놈이라고? 현실에선 다릅니다

입력 2012-05-3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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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수익 위해 24시간도 모자라…국내 금융인 전문성·도덕성 ‘으뜸’

“1분 1초 촌각을 다투면서 고객 수익률을 위해 씨름중인데 자꾸 TV나 영화에서 나쁜 놈으로만 비춰지니 지인들한테 민망할 때가 많습니다.”

A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공중파 인기 드라마나 영화 속에 비친 펀드매니저 출신 역할들이 판에 박힌 듯 선정적으로 나와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금융투자업계 최고 선망의 직업인 ‘꽃보직’ 펀드매니저의 이미지가 이렇게 대중들한테 실추된 데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최근 몇 년간 인기를 끌며 방영된 드라마나 영화속 펀드매니저 역할이 ‘천하의 나쁜놈’으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SBS ‘마이다스’의 남주인공 장혁씨는 천재변호사 출신 펀드매니저로 성공을 위해 주가 조작을 벌이는 일도 서슴치 않았다.

같이 출연한 김희애 씨 역시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여성CEO로 가문 후계를 위해 형제와의 재산권 싸움을 벌이는 한편 열심히 일 한 부하직원을 토사구팽 하는 비정한 역할을 선보였다.

또 최근 종영된 SBS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에서도 ‘항우’역을 맡았던 정겨운 씨도 뉴욕 월가의 잘 나가는 펀드매니저 출신이지만 차갑고 냉철한 성격으로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나쁜 남자의 전형을 연기했다.

이같은 펀드매니저 출신 악역의 열연은 지난 2007년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증시와 펀드시장의 호조가 지속되면서 관련 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어느때보다 높았던 것. 펀드매니저에 관심이 많은 대중의 심리를 파악한 탓인지 각종 인기 드라마 속 남주인공이 펀드매니저 명함을 달고 겉과 속이 다른 이미지를 연기해 이목을 끌었다.

2007년 최고 인기드라마였던 SBS ‘쩐의 전쟁’에선 주인공 박신양 씨가 엘리트 펀드매니저였지만 집안의 사채 빚을 떠안으면서 결국 물불 안가리는 사채업자로 출연해 세간의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이어 2008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불한당’에서도 배우 김정태 씨가 밖에선 잘 나가지만 다소 엉뚱하고 황당한 면모를 갖춘 펀드매니저 역할로 여주인공 이다해 씨와 사랑의 줄다리기를 펼쳤다.

앞서 지난 2000년 초 개봉된 영화 ‘공공의 적’ 남주인공 이성재씨는 펀드매니저 출신으로 친부모를 살해한 엽기 패륜아 역을 맡아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한마디로 현재까지 TV속이나 영화에서 언급된 펀드매니저 역할이 판에 박힌 실패형 인간으로 묘사된 것이다.

업계 내부적으로도 운용업계 종사자인 펀드매니저가 자주 매체에 등장하는 것은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으로 긍정적으로 보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실패형 인간으로 그려진 것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다.

한 외국계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운용사 등 금융업은 고객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미지를 먹고 사는 대표직인데 자꾸 냉혈한이나 도덕적 흠집이 난 현실과 동떨어진 캐릭터로 묘사되니 안타깝다”며 “자칫 일반인들이 펀드매니저라고 하면 다들 인간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으로 색안경을 쓰고 볼 수 도 있겠다”고 지적했다.

다른 운용사 고위 관계자도 “국내 금융인들의 전문성이나 도덕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데 대중매체에선 너무 상업적인 재미에만 치우쳐 왜곡된 부분이 많다”며 “오히려 고객 수익을 위해 24시간 일해도 모자라는 전문적인 펀드매니저의 다큐멘터리나 드라마가 현실감 있게 나올 시기인거 같은데 아쉬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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