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천년의 기다림…매향제, 갯벌서 '신비의 향' 건지다

입력 2012-05-25 14:21 수정 2012-05-2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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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를 묻은 전라남도 무안갯벌에 매향기가 바닷 바람에 외로이 펄럭이고 있다.
천년의 약속 - 매향(埋香).

갯벌아, 너는 거기에 오래 남아 있으라…

갯벌에 향나무를 묻어 천년이 지나면 침향(沈香)이라는 최고 향이 된다고 한다. 침향은 불교에서 최고의 향으로 여기는 진귀한 것이며, 그 향기가 어찌나 좋고 신비로운지 이 향을 피우거나 공양하면, 부처님도 이 향을 따라 움직여 쉽게 만날 수 있으므로 소원하는 바가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농게가 갯벌 구멍에서 나와 먹이를 찾고 있다.
고려시대와 조선 초 옛 선조들은 이런 침향을 만들기 위해 향나무를 갯벌에 묻는 매향제를 지냈다.

이 매향제를 복원한 행사가 지난 19일 무안에서 열렸다. 매향제는 16세기 이후로 이어지지 않다가, 2000년대에 들어 부안·강화 등지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복원된 이래 4번째로 열리는 뜻 깊은 행사이다.

▲사물놀이패와 만장이 매향제의 흥을 돋고 있다.
매향제는 향나무를 실은 띠배가 풍악을 울리며 육지에 도착하면서 시작되었다. 사물놀이패와 수 많은 만장들이 한껏 흥을 돋고 있는 가운데 몸을 정갈이 한 4명의 청년들이 향나무를 짊어지고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그리고 그 뒤를 어부와 민중들이 따랐다. 어부는 풍어를, 민중은 더 나은 삶을 간절히 염원하면서 말이다.

▲향나무를 갯벌에 묻고 있다.
무안 갯벌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갯벌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인간의 탐욕과 산업화에 밀려 심한 환경오염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 무안의 매향제는 갯벌의 생명력과 보전가치를 상징하는데 그 의미가 크다.

그렇게 갯벌을 난도질하고 강을 파헤칠 때도 묵묵히 남아 우리에게 낙지며, 게, 조개 등을 마음껏 내어주었던 갯벌이 고마울 따름이다. 우리의 염원을 담아 갯벌에 향나무를 묻었다. 향나무가 갯벌에 남아 은은한 향기를 품어낼 때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까. 이제 그 대답을 할 차례다.

▲몸을 정갈이 한 청년들이 소원을 담은 향나무를 조심스레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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