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절체절명의 과제 ‘생존’]경영 전반에 막강 영향력…재무팀 위상이 달라졌다

입력 2012-05-2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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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매각 주도로 그룹 내 역할 확대

“재무팀이 왕이죠. 특히 외환위기 이후 대내외 경영환경이 불투명할 경우 재무팀의 권한은 더욱 막강해집니다.”

자산매각과 같은 기업 내 자산 포트폴리오 점검과 진단을 재무팀의 몫이다. 기업별로 조직편성은 다르지만 자금, 회계, 세무 등이 그들의 주 업무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재무팀의 역할은 확대됐고, 이는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10대 그룹 홍보실의 한 임원은 “영업이나 생산부서 등 회사 비용을 투자하면 성과를 내는 부서와 달리 홍보 조직처럼 회사 비용을 지출만 하는 부서의 경우 재무팀의 눈치를 많이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소득 없는 지출’에 대한 재무팀의 시선이 달라졌다는 것.

과거 재무팀이 안살림 만을 도맡았다면 최근에는 경영진단, 경영전략수립, 기획 등 회사돈이 단돈 1원만 쓰이는 곳이라도 기획과정부터 꼼꼼히 살펴본다.

모 대기업 자금팀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 재무팀 소속 임직원은 반드시 배석한다”며 “현재 회사의 자금상황과 자금조달여부 등을 꼼꼼히 체크해 사업성만을 보고 추진하는 것을 막는 일종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들의 위상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윤주화 삼성전자 사장(CFO)은 등기임원으로 재선임됐다.

윤주화 사장은 삼성전자 내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재용 사장의 측근으로 많은 조언을 하는 인사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말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재무, 인사, 구매, 법무 등 지원 기능 강화를 통해 사업 추진력을 높이고 효율적인 조직 관리를 위해 경영관리총괄을 신설, 신용삼 LG경영개발원 사장을 경영관리총괄 사장으로 선임했다. 신용삼 사장은 이상철 부회장을 보좌하면서 기업 경영 전반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에 오르게 된 것.

최근 비자금 조성과 횡령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건에도 재무팀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재무팀은 재계 오너의 재산관리에도 깊숙히 관여할 정도로 그 위상이 대단하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최대그룹인 삼성그룹을 쥐락펴락했던 이학수 전 전략기획실장(부회장)과 김인주 전략기획실 차장(현 삼성선물 사장)은 재계 재무통의 상징이 됐다.

이들은 그룹 사장단 인사까지 개입하는 등 경영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을 뿐만 아니라 이건희 회장 일가의 재산관리 및 경영승계 시나리오 작업에도 관여하는 등 오너의 최측근에서 활동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재벌그룹의 재무팀들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에 따라 재무업무를 담당하는 인재선발도 무척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업의 경우 재무팀으로 배치받는 직원의 경우 정신감정도 의뢰해 문제가 없을 경우에만 발령을 내기도 한다. 또 전문성을 요구하는 업무 성격상 한 번 재무팀에서 일을 하게 되면 끝까지 재무관련부서에서만 일을 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건설업계 재무팀의 K 부장은 “매일매일 숫자와 싸워야 하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회사의 현재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미래경영을 위한 기초 데이터를 제공해준다는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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