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타임 전문가 칼럼]울리는 아빠, 웃기는 아빠 - 4060법칙

입력 2012-05-1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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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진 아빠학교장

4060법칙이란 아이와의 승부에 관한 놀이를 할 때, 아이가 60% 이상 이겨야 한다는 법칙이다. 반대로 아빠는 40% 이상을 이겨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집에서 맛있는 과자를 놓고, 아빠와 5살 아이가 가위바위보 게임을 한다. 이기는 사람이 과자를 한 개씩 먹는 규칙이다. 그런데 시작을 하고 5분이 지나지 않아 아이는 엉엉 울음을 터뜨리면서 자기의 방으로 들어간다.

화가 난 아내는 남편에게 달려가서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러나 남편은 천연덕스럽게 자신이 계속 이겨서 아이가 화가 났을 뿐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내막을 알아보니 기가 막혔다. 10번 정도를 했는데 아빠가 모두 이긴 것이다. 이 말은 아빠가 과자를 10번을 연속으로 먹고, 아이는 하나도 먹지 못했다는 말이다. 그러니 아이가 삐칠만도 하다.

더욱 더 가관인 것은 아이에게 좀 져주라는 아내의 말에 ‘모든 스포츠는 정정당당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말에는 함정이 있다. 바로 어른과 아이는 기본 조건이 다르다는 점이다. 이미 아빠는 아이가 낼 것을 예측할 수 있으므로 승패는 이미 명약관화하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 조심해야 할 것은 삐친 아이에게 억지로 웃으라고 간지럼을 주는 행동이다. 그러면 병주고 약을 주는 격이 되어 상황은 더욱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위의 사례를 다르게 해보자. 만일 아빠가 졌다가, 이겼다를 반복했다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아이는 아빠와의 놀이에 더 많은 흥미를 갖고 게임에 몰입을 했을 것이며, 행복을 느꼈을 것이다. 묵찌빠나 혹은 끝말잇기도 같은 법칙이 적용된다. 또 한 가지는 신체적인 놀이에서도 같은 법칙이 적용된다. 탁구공을 갖고 페널킥 놀이를 한다.

아빠는 서서 다리를 가장 낮은 기마자세를 하고 있고, 아이는 5미터 앞에 있다. 아빠가 슛을 외치자 아이가 탁구공을 찬다. 그러나 10번을 차서 1번 들어가기가 힘들다. 그럼 아이는 재미가 급격하게 감소한다. 그러면 아이는 아빠와의 놀이가 급격하게 시시해진다. 그러나 이런 경우라면 아이는 아빠로부터 1미터 앞에서 차면 된다. 그러면 10번을 차서 6번 이상 골인이 되고 즉시 환호한다. 비록 아빠에게는 별것이 아니지만 아이는 짧은 성취감을 반복해서 얻게 된다.

아이가 둘인 경우는 방법이 좀 다르다. 만일 그림 지도를 바닥에 놓고 7살 아이와 5살 아이가 지도속에 그림찾기를 해보자. 게임 방식은 다음과 같다. 아빠가 지도속에 여러 그림 중에서 ‘북극곰’을 외치면 먼저 찾는 아이가 이긴다. 하지만 이런 경우, 큰 아이가 80~90%를 이긴다.

그러므로 큰 아이는 자신만만, 득의양양하지만 작은 아이는 급격하게 비참한 표정으로 바뀐다. 이런 경우, 어드벤티지 룰을 정하면 해결된다. 한 번 해보면 큰 아이의 승률이 매우 높음을 알기에 아빠는 큰 아이에게 룰을 바꿀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작은 아이에게도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이제 다시 시작하면 된다. 이 때의 룰이란 작은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먼저 3~5개를 이겼다고 인정하고 시작을 하면 된다. 그러면 작은 아이는 더 이상 자신이 어리다는 것을 탓하지 않고 더욱 게임에 집중을 하게 된다.

그런데 위의 놀이에서 좀 더 재미가 있으려면 제3의 뭔가가 있어야 한다. 바로 승패에 대하여 진 사람이 이긴 사람을 인정하는 말을 배워야 한다. 그것은 간단하다. 만일 과자먹기에서 이겼다면 만세를 부르고, 진 사람은 박수를 쳐주면 된다. 탁구공 페널킥에서는 '아들아, 공을 찰 준비가 되었냐?‘라고 큰 소리로 물어보는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공을 차려고 할 때, 아빠는 ’슛~‘ 소리를 낸다. 그리고 골인이 되었다면 ’골~인~‘이라고 크게 소리를 질러준다. 그리고 이어서 아이와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화이팅‘을 외친다. 그러면 아이의 입장에서는 아빠가 자신이 골인 시킨 것을 축하해 준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두 아이가 지도찾기를 할 경우, 이긴 어린이가 만세를 부르고, 진 어린이가 박수를 쳐준다.

좀 더 드라마틱 하게 만들자면 아빠가 종이에 도표를 그려서 이긴 경우, 동그라미 1개를 표시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목표가 5번이라면 먼저 달성한 아이에게 최종 승자로 인정을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최종 우승자는 그 영광을 빛내주어야 함으로 엉덩이로 이름쓰기, 또는 노래 부르기, 진 사람에게 위로를 해준다는 명분으로 온몸 맛사지 해주기 등을 해주면 된다. 그러면 이겨서 기쁘고, 져도 기분이 나쁘지 않게 되므로 형제, 자매 사이가 더욱 돈독한 관계가 된다.

‘왜 아빠는 아이와 놀이를 해야 하는가?’ 라고 질문에 아빠들은 때론, 자괴감에 빠지기 쉽다. 억지로, 마지못해서, 할 수 없이, 나의 의지에 상관없이 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와 조금 놀아주는 아빠라면 아이가 놀이를 통하여 커다란 행복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바로 아이에게 행복이란 커다란 선물을 받았다고 얻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아빠와의 놀이를 통하여 쉽게 얻어진다. 그것이 무슨 놀이든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아빠와 함께라면 늘 무엇이든지 하고 싶다. 4060법칙의 중요함은 그 룰을 지킨다면 아이의 마음에 엔도르핀을 샘솟게 한다. 그러면서 때론 폭풍몰입을 하기도 한다. 바로 작은 놀이로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기에 놀이에 있어서 약방의 감초와 같다.

그저 아이와 함께 있다고 놀이는 아니다.

신체놀이든 도구놀이든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놀이다.

그것은 아이의 마음에 행복에너지를 만들게 한다.

4060법칙을 알면 행복충전소를 만들게 된다.

아이의 마음을 춤추게 한다.

그것은 아이에게 행복이다.

그러므로 놀이는 곧 아빠의 사랑이다.

-글:권오진/아빠학교 교장

-"놀이가 최고의 교육입니다" 키즈타임(www.kizti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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