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힘 對 힘

입력 2012-05-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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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투우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 잘 알고 있지만 우리 전통 소싸움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러나 이 소싸움은 삼국시대부터 전승되어온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의 전통놀이 문화중 하나이다.

부락과 씨족의 힘을 겨루는 놀이로 시작해, 점차 마을의 결속을 다지는 하나의 큰 '행사'로 자리를 잡아 나갔다. 마을을 대표하는 소들이 출전하여 겨루는 이 싸움은 모든 마을사람들의 자존심이 걸린 엄청난 싸움이었으리라.

이러한 소싸움을 청도군에서 복원하고 모양새를 갖추어 관광축제로 발전시켰다. 99년 처음 전국대회를 개최한 이래 많은 입소문이 나며 관람객 몰이를 하고 있는 현장을 다녀왔다.

소는 원래 유수한 동물의 대명사이다. 그러나 그런 소들이 싸움을 해봤자, 얼마나 하겠어라는 선입견은 경기가 시작한 직후 여지없이 깨졌다. 일단 소들의 생김새가 달랐다. 몸집은 2배 이상 컸으며 굵은 뿔로 무장되어 있었고 눈빛은 강렬했다.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음메 하는 웅장한 소리로 상대방을 기선을 제압하려는 듯 했다. 싸움이 시작되자, 그들은 한치의 물러섬이 없이 서로를 공격했다. 머리치기, 뿔치기, 연타 등 다양한 공격기술들을 사용했고, 고도의 테크닉이 요구된다는 목치기(상대의 목을 공격하는 기술)는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박진감넘치는 박빙의 승부는 결국 등을 보이고 만 소의 패배로 끝났다. 승이 있으며 패가 있는 법. 패한 소의 등이 안쓰러워 보였다. 그러나 두 소 모두 거친 숨을 내쉬며 혼신의 힘을 다했고, 승리에 대한 강한 집착은 사람들의 그것과 다를바 없었다.

관람객들은 승자와 패자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한 두 소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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