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캐디 팁 12만원 시대…골퍼가 '봉'인가

입력 2012-05-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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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그머니 인상한 골프장의 꼼수

▲일러스트=사유진 기자
“어라, 언제 올랐지?”

골퍼들이 어리둥절하다. 캐디팁때문에. 올랐다. 잠시 한눈판 사이에 슬그머니.

한 팀 12만원이다. 4명이 치면 한 사람당 3만원씩.

8만원에서 10만원 사이에서 오가던 팁은 갑자기 12만원이 된 것은 그 파장이 골퍼는 물론 골프장에도 돌아갈 듯싶다.

수도권 10만원이던 캐디팁은 12만원, 지방은 9만원이던 캐디팁은 10만원∼11만원으로 올리는 골프장들이 늘고 있다. 그린피와 팁은 마치 바이러스 같아 인근지역 골프장으로 쉽게 번져 나간다.

캐디팁은 L, E 등 소위 황제회원권으로 불리는 골프장들을 중심으로 고객이 준다고 아우성치면서 골프장이 등 떠밀어서 올려놓았다.

그핀피가 소위 명문 골프장을 중심으로 주말 비회원 그린피가 26만원으로 껑충 뛰었을 때도 골퍼들은 놀라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닌 것 같다.

캐디피는 본래 그린피에 포함돼 있었다. 그러던 것이 어느 날 팁으로 바뀌었다.

캐디피는 이전에는 캐디들이 ‘농성(?)해가며 끌어 올렸다.

이제는 아니다. 캐디가 줄면서 골프장이 올린다. 특히 골프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단체로 이동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캐디를 붙잡아 두려는 골프장 입장에서 고육지책이 아닐 수 없다. 신설골프장들이 늘면서 각종 복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자연감소와 이직으로 인해 캐디수급이 어려워진 탓이다.

캐디피가 처음 등장한 것은 100년이 넘는다.

공식적으로 캐디피는 지급한 것은 서울골프구락부(현 어린이대공원)가 들어서던 1930년경. 캐디에게 8전에서 15전까지 지급했다.

1860년대부터 미모를 갖춘 전속캐디가 등장했고 1975년 캐디피는 600원. 85년에 가서야 5000원이었다. 이때는 캐디피가 그린피에 포함돼 있었고, 소위 서비스에 대한 캐디팁은 별도였다. 1989년 캐디피 5000원, 팁은 1만원으로 올랐고, 1991년도에 캐디피는 5000원, 팁은 2만~2만5000원으로 인상됐다.

그런데 이마저도 적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자 골퍼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결국 체육부가 강경책을 발표한다. 무리하게 캐디팁을 요구하면 ‘캐디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골퍼가 캐디없이 카트를 끌고 플레이를 하는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것.

이때 전국 50여개 골프장에 캐디는 1만3000여명이었다.

지금은 400여개 골프장에 3만50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일부 골프장은 남자캐디가 85%를 차지하는 곳도 있다.

물론 팁을 그대로 유지한 채 골프장이 캐디의 복지를 확대하는 곳도 있다.

충청권 레인보우힐스 골프장의 캐디모집 요강을 보면 기숙사 1인1실(가재도구 및 침구류완비), 3식제공 및 그늘집 식음료 제공, 셔틀운행, 볼타올 세탁 및 신발건조기 비치, 배토(화∼금) 주 4회, 투라운드&우천시 제외, 근무용품 일체 지급(유니폼·캐디용품·카트용품), 근무순번 탄력적 운영, 일요일 휴무가능, 코스 라운드 허용, 자기계발비 20만원, 2라운드시 3만원 추가 지급, 매월 우수캐디 순금1돈 시상 등을 담고 있다.

역시 충청권의 힐데스하임 골프장도 기숙사 제공은 물론 겨울에 휴장하면 월 100만원씩 보너스를 챙겨주고 있다.

강원권 파인리즈 골프장의 경우 기본적인 복지혜택외에 월25회 근무보장(2500만원 보장), 동계 휴장비 100만원지급, 교육비 일일 6만원 등의 조건까지 내세우고 있다.

한 골프장 대표는 “캐디 복지 향상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갈수록 골프장 수지가 열악해지고 있는 가운데 캐디확보에 지나친 경쟁을 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면서 “캐디피 인상은 앞으로 캐디선택제나 외국인 근로자고용, 노캐디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 자칫 ‘제 발등을 찍는 꼴’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캐디제는 골프장의 수익을 위해서지 골퍼들의 편의와는 관계가 크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골프장이 더 고민해서 해결해야할 문제를 단순하게 골퍼들에게 비용 전가를 하는 것은 골프장들의 안일한 경영방식이라는데 이견을 달 골퍼들이 별로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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