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도...야구천재도...'그린향기에' 흠뻑

입력 2012-05-04 10:45 수정 2012-05-0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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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타는 골프를 좋아해

▲이만기(골프존 제공)
‘천하장사 10회, 백두장사 18회, 한라장사 7회’ 1980년대 대한민국 씨름판을 뒤흔들던 이만기의 선수시절 당시 화려했던 기록이다.

‘드라이버 비거리 300야드, 티칭프로, 이글은 30번 이상’ 이것 역시 현재 이만기를 대변해주는 골프 기록이다.

왕년의 이만기 인제대 교수가 이제는 필드에서 천하장사를 꿈꾸고 있다. 그의 골프인생은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울산에서 선수생활을 하던 그는 같이 씨름을 하던 선배들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았다. 직업이 씨름선수인지라 힘 하나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던 그는 드라이버 샷이 350야드를 넘나드는 등 괴물급 실력을 자랑했다. 골프가 어디 힘으로 하는 운동이던가? 자타가 공인하는 장타자였지만 방향성이 ‘제로(0)’였던지라 먼저 라운드 하는 앞 팀이나 옆 홀에서 하는 다른 골퍼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는 후문이다.

그런 그의 구력도 어느덧 25년이 됐다. 베스트 스코어는 경남 창원시 용원CC에서 기록한 69타다. 타고난 체격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그의 장기가 장타 인줄 알지만 이는 모르는 소리다. 그는 쇼트게임과 벙커샷에 강하다. 인생의 반 이상을 샅바를 잡았고 모래판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그는 “모래에 발만 닿아도 어떤 성질인지 단번에 알 수 있고, 오랜 세월 샅바를 잡다 보니 남들보다 손의 감각이 좋아 어프로치, 퍼팅에 유리한 것 같다”다고 설명했다.

한시대를 풍미하던 스포츠 선수 또는 현재 주가를 올리고 있는 현직 운동선수에 이르기까지 또다른 스포츠인 ‘골프’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씨름은 물론, 야구, 농구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분야의 스포츠 스타들이 골프의 매력에 푹 빠졌다.

스포츠 선수들은 대부분 처음 골프채를 잡으면 남다른 소질을 보인다. 기초체력이 워낙 받쳐주다 보니 우선 기본기에서 유리하고, 운동신경이 뛰어나 빠른 속도로 습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프로선수들만의 승부욕과 집중력이 더해지면 준 프로급으로 성장하는 선수들도 종종 있다.

그 중에는 골프를 즐기는 야구선수들이 눈에 띤다. 특히 투수 중에는 골프에 천부적인 소질을 보이는 선수가 많다. 국내 대표투수 윤석민은 골프채를 잡은 지 1년이 조금 넘었고, 류현진은 골프채를 잡은 지 반년도 되지 않았다.

윤석민은 스스로도 동작을 따라하는 재주는 타고났다고 할 정도로 프로선수 버금가는 스윙 폼을 가졌다. 벌써 80대 중반을 친다. 류현진 역시 뿜어져 나오는 체격에서 알 수 있듯이 힘이 넘치는 스윙이 특징이다. 그는 지난해 야구인골프대회 88타를 쳐 모두를 놀라게 했다.

현역 선수 외에 선동렬 KIA 감독도 프로급 골프 실력을 자랑한다. 베스트스코어 66타에 장타를 내세워 알바트로스도 여러 번 기록했다. 지난해 치러진 야구인골프대회에서 티샷을 홀컵 25cm 거리에 붙여 니어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선 감독은 “투수들은 고교 때까지 타격을 해본 경험이 있어 임팩트가 뛰어난데다 골프 스윙으로 빠르게 바꿀 수 있다. 마운드에서 발휘되는 집중력은 골프를 칠 때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야구인골프대회에서 우승한 이종범도 골프마니아다. 그은 골프에서도 거의 완벽한 스윙을 구사한다. 여기에 타고난 스피드와 순발력 덕분에 골프는 싱글수준이다.

특히 그는 ‘바람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함께 사용하는 양용은(40·KB금융그룹)과 친분이 두텁다. 이종범이 선수로 활약하던 지난해 양용은은 KIA의 경기가 있는 날 일부러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고 선물을 교환하는 등 우정을 과시했다.

농구 선수 중에도 골프를 사랑하는 선수들이 있다. 농구는 야구처럼 스윙을 한다는 공통점을 작고 있지 않지만 대개 슈터나 가드 등 정교하고 치밀한 경기 스타일이 쇼트게임에서 유리하게 작용해 스코어를 줄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우지원 해설위원이 최근 골프에 몰입중이다. 모처럼 받은 휴가에도 골프연습장에서 연습에 매진해 아내의 눈총을 받기도 했을 정도다.

큰키를 앞세워 장타가 무기 일 것 같지만,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270야드 정도다. 베스트 스코어도 88타로 꽤 높은 편은 아니지만 열정 하나 만큼은 프로선수 못지않다. 그는 “농구는 코트에서 숨 막히는 긴장감속에 이뤄지는 스포츠라면 골프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내 자신을 다스려야 하는 정적인 스포츠다”며 “처음엔 그런점에 매력을 느끼고 시작했는데, 역시 승부사 기질은 타고 난 것 같다. 끝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지원은 이번에 SBS 골프에서 진행하는 골프 프로그램에 고정으로 출연해 프로들에게 직접 레슨을 받고 실력을 향상하겠다는 목표다.

문경은 SK 감독도 골프 실력자로 통한다. 1999년 골프를 시작해 2005년 경기 용인시 레이크사이드CC 동코스(파72)에서 친 77타가 베스트 스코어다. 그는 후배 전희철과 종종 라운드를 나간다. 전희철은 198cm의 장신답게 장타가 무기다.

이상민도 골프 마니아. 농구인 골프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의 경험이 있는 그는 겨울에는 유일한 취미인 골프를 칠 수 없어 서운하다고. 특히 현재 미국 유학중인 그는 겨울에 즐길 여가활동이 없어 애를 먹었다고 한다.

이충희 해설위원은 싱글 핸디캡으로 수준급의 실력을 자랑한다. 현역 시절 닉네임이 ‘신의 손’이었을 정도로 최고 슈터였던 그는 1997년 처음 골프에 입문했다. 특히 그는 쇼트게임과 어프로치가 강해 내기 골프에서 좀처럼 돈을 잃어 본적이 없다는 후문이다.

조광래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도 구력이 20년이나 되는 베테랑. 2언더파 70타가 베스트스코어다. 조 전 감독과 양용은은 만화가 허영만, 전 권투선수 홍수환과 함께 라운드하면 친해졌다. 덕분에 양용은에게 드라이버를 선물로 받았다.

프로축구단 대전 시티즌의 감독을 맡고 있는 유상철은 드라이버를 300야드 이상 날리는 장타자다. 2001년 클럽을 잡은 그는 기술샷까지 구사할 정도로 골프에 일가견이 있다. 유상철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의 4강 신화를 이끈 월드컵 영웅으로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122경기에 출장해 18골을 넣은 한국 축구의 대들보다.

영화 ‘코리아’의 실제주인공인 한국마사회 탁구단 현정화 감독도 골프마니아다. 볼 다루는 솜씨가 수준급으로 알려져 있다.

이숭용은 1994년에 프로야구팀 넥센 히어로즈의 전신인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해 18년 동안 한 팀에서만 활약했다. 지난해 선수생활을 마치기 전까지 통산 2001경기에 출장한 이숭용은 야구 해설자로 변신해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그도 골프광이다.

이숭용은 “볼을 멀리 굴릴 때의 느낌은 야구에서의 번트와 같은 느낌”이라며 “치핑은 번트에서 3루쪽으로 공을 굴리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 “긴 채로 공을 굴릴 때는 힐을 들어주고, 우드로 볼을 굴릴 때는 지면에 가깝도록 폴로스루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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