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신일본제철, ‘20년전 기술’로 1조4000억 특허소송

입력 2012-04-26 09:44 수정 2012-04-2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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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유지해 온 협력관계 붕괴 조짐

“포스코가 특허를 침해해 1000억엔의 피해를 입었다.”

일본 최대 철강업체 신일본제철이 포스코를 상대로 전기강판 제조 기술에 대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신일본제철은 지난 19일 도쿄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1000억엔(1조400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과 함께 포스코 전기강판 제품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도 냈다. 미국에서도 같은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포스코는 “기술침해를 한 적이 없다”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국내 법무법인 광장과 함께 세부 소송 내용이 확인되면 수위에 따라 적극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40년간 포항제철 설립 때부터 계속된 두 회사의 협력관계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신일본제철이 문제삼은 부문은 ‘고성능 전기강판’이다. 전기적 성질을 가진 강판으로 최근 하이브리카 또는 전기차 등에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일반 강판보다 3~4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신일본제철이 차세대 수익창출원로 집중 육성해 온 제품이다. 현재 전기장판 글로벌 시장에서 신일본제철은 20% 중반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고 포스코는 20% 초반을 기록중이다.

문제는 포스코가 이 전기강판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사 퇴직자를 통해 불법적으로 획득한 특허 기술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포스코가 고성능 전기강판을 본격 생산·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0년대 초반이다. 20년 넘게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가 이제와서 갑작스럽게 소송을 제기한 것을 두고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철강업계는 신일본제철이 고부가 제품인 전기강판 시장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소송을 통해 배상을 받는 목적이 아니라 포스코의 전기강판 사업에 전략에 흠집 내면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얘기다. 이에 포스코는 신일본제철의 특허침해 소송에 대해 철저히 말을 아끼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언론을 통해 특허소송에 대한 내용을 부각시켜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신일본제철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계산인 것으로 풀이된다.

만일 신일본제철이 소송을 제기한 일본 또는 미국에서 승소한다면 포스코는 더 이상 해당국가에서 전기강판을 판매할 수 없다. 철강 제품 특성상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공급을 중요시 하는 마케팅 차원에서 적잖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한편 포스코의 성장과 함께 양측의 우정도 예전과 같지 않다는 시각이다. 현재 신일본제철은 포스코 지분 5.04%를, 포스코는 신일본제철 지분 3.5%를 보유하고 있다. 서로 경영권 안정을 돕는 우호주주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과거 스승과 제자 사이가 현재 라이벌 관계로 형성되자 이같은 상황이 초래됐다”면서 “고성능 전기강판 기술은 어찌보면 국가기밀에 해당되는 기술로 재판과정에서 기술유출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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