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쟁터’FX 시장]‘외환투자 큰 손’日 와타나베 부인은

입력 2012-04-2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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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엔화 15% ‘쥐락펴락’…차입 제한에 최근엔 주춤

지난 2007년 일본의 한 50대 주부가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사실이 발각돼 열도를 떠들썩하게 했다.

주부는 2002~2005년까지 4년간 무려 4억엔(약 55억원)을 벌고도 소득신고를 하지 않고 1억3000만엔을 탈세했다.

주부가 거액의 소득을 올릴 수 있었던 비법은 다름 아닌 FX마진거래.

평범한 주부가 거액을 탈루했다는 소식에 일본 전역이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TV에서는 FX마진거래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투자비법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뤘다.

주부들도 푼돈을 모아 FX마진거래에 뛰어들었다.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당시 일본의 FX마진거래 붐을 다루면서 ‘와타나베부인(Mrs. Watanabe)’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탈세로 기소된 주부의 성(姓)이 ‘와타나베’는 아니었으나 일본에서 가장 흔한 성인 와타나베를 채용함으로써 당시 FX마진거래 붐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실감케 한 것이다.

사실 FX마진거래자들 대부분은 남성이지만 탈세 주부 이야기가 해외에까지 퍼지면서 일본 개인 외환투자자들을 와타나베부인으로 통칭하게 된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 FX마진거래를 하는 개인 투자자는 10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들은 글로벌 외환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으로서 프로 딜러들조차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부상했다.

와타나베 부인들은 일본에서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외화로 환전한 뒤 호주달러나 뉴질랜드달러 같은 해외의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거래가 한산해져 적은 주문량으로도 달러가 하락하는 시간대를 노린 ‘스톱로스(stop-loss, 손실확정매매전략)’를 집중 공략한다.

‘와타나베부인 사냥 시간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들은 단시간에 파급력을 과시한다.

작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 발생 직후인 17일 엔화 가치가 불과 3분간 달러당 76.50엔으로 3엔 뛴 것도 와타나베부인이 배후에 있었다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들의 힘은 당시 주요 7국(G7) 중앙은행의 공조개입 효과도 무색케 했고, 심지어 환율전쟁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

일본 정부가 FX마진거래 레버리지(차입) 배율을 무제한에서 증거금의 25배로 낮추면서 최근에는 이들의 움직임이 둔화하고 있다.

와타나베부인의 자금력은 그러나 전세계 엔화 중 15%대를 차지하면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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