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커피 한 잔이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

입력 2012-04-16 17:19 수정 2012-04-1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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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우드먼,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출간

▲코너 우드먼 지음/갤리온 펴냄/1만4000원
지난해 3월,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몸소 체험한 실물 경제 보고서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를 출간했던 코너 우드먼이 1년 만에 2탄인 ‘나는 세계 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를 들고 전 세계 독자들을 찾았다.

그가 작년 출간한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에는 아프리카 수단을 비롯해 6개월 동안 4대륙 15개국을 돌며 직접 물건을 사고팔며 체험한 기록들이 담겨 있다. 당시 여행 중 물건을 사고팔며 약 1억원을 벌어들였던 그의 경험담은 젊은 20대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1년 만에 그는 후속작을 통해 생산 수단을 가진 자본가 계급이 노동자 계급으로부터 노동력을 사서 생산 활동을 함으로써 이익을 추구해 나가는 경제 구조인 자본주의에 대해 비판하고 예리한 시각으로 지적했다.

우드먼은 “3년전 기차여행 중 마신 커피 한 잔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자본주의를 체험했다”며 “당시 커피잔에는 ‘당신이 마신 이 커피가 우간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준다’라는 문구와 함께 공정 무역 재단의 슬로건이 적혀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공정 무역 상품을 사면 정말 그들이 잘 살게 되는 걸까’, ‘그런데 왜 커피 농가의 살림이 나아졌다는 소식은 어디에서도 들어 본것이 없는 걸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돼 이를 파헤쳐 보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이 책에는 니카라과, 아프가니스칸, 코트디부아르, 라오스, 콩고 등 세계에서 불안하고 위험하다고 알려진 8개국을 돌며 목숨을 건 생생한 체험기를 담았다.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국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세계 지도를 이용해 위치를 표시했으며 면적, 인구, 국내 총생산, 1인 총생산 등 나라별 체험기를 도입 부분에 실었다.

중앙아메리카에 중부에 위치한 니카라과에서는 바닷가재를 잡아 생계를 이어나가는 지역민들의 삶을 다뤘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팔리는 바닷가재를 잡기 위해 부실한 장비로 수년간 잠수를 해온 지역 남자들은 하나 같이 다리가 불편했다. 잠수병 때문이었다.

▲코너 우드먼(오른쪽)이 니카라과 해안에서 바닷가재 잡이를 체험할 당시 현지인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갤리온)
우드먼은 “니카라과 정부가 2006년 삼나무와, 소나무, 케이폭 나무 등에 대해 10년간 벌채 및 수입 금지령을 내려 바닷가재 잡이가 유일한 돈벌이 수단이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물을 이용한 바닷가재 잡이가 왜 이뤄지지 않느냐에 대해서는 현지에서 만난 윌리란 남자는 “비싸다. 그물 하나에 25~30달러(2만7000~3만3000원)하는데 먹고 살만큼 벌려면 적어도 50개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드먼은 “바닷가재를 잡기 위한 다이빙이 위험하며 다이버가 부상을 당하거나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대해 랍스터 기업들은 모를리 없다. 하지만 대부분 업체들은 바닷가재가 어떻게 잡히는지 모른다고 주장한다”며 자본가 측이 노동자 측의 사정은 고려치 않고 생산에만 관심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저자는 이웃나라 영국을 여행하면서 공정 무역 시장에 대해 평가했다. 영국에서는 공정 무역 재단과 제휴한 제품의 시장 규모만 10억 파운드(약 1조8000억원)에 달할 만큼 이미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우드먼은 ‘그런데 왜 생산자들은 가난에서 벗어 나지 못할까’라는 의문과 함께 윤리적 상품을 인증해 주는 공정 무역 재단과 환경 파괴 이미지를 벗기 위해 열대 우림 동맹과 제휴를 맺은 영국 맥도날드, 공정 무역에 앞장선다고 주장하는 세계 2위의 식품회사 크래프크 푸드의 자회사 캐드버리를 찾았다.

그는 방문을 통해 “공정 무역 재단은 인증 사업으로 버는 수입 대부분을 자사를 홍보하는 데 쓰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또 “공정 무역을 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캐드버리가 사회 부담금으로 지급하는 비용은 초콜릿 1개당 2원도 채 안 된다”며 “세계적인 식품 회사인 네슬레는 공정 무역 재단이 정한 최저가가 시장 가격보다 훨씬 낮을 때 공정 무역 재단에 등록했을 정도로 이 기업들의 전략은 윤리적 기업을 부각시키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팔고 있는 제품은 그대로 생산하되, 제품에 소비자를 안심시킬 수 있는 윤리적 로고를 덧씌우면 모든 욕구를 만족하게 할 수 있다’는 식의 기업 전략을 비판한 것이다.

저자는 공정 무역 재단이 재정의 어려움을 내세우며 대기업들을 유치하는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우드먼은 “재단 측은 공정 무역의 확대와 물량 확보를 위해 대기업과 제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제3세계 생산자들이 부담하고 있다”며 공정 무역 사업의 모순을 지적했다.

저자는 중국을 여행하면서 거대 제조업체 공장에서 과다한 노동에 의해 희생되고 있는 중국 젊은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그는 이어진 라오스 여행에서는 중국자본을 통한 고무생산의 문제점을 알렸다. 중국 기업들이 본토에 고무를 재배할 공간이 없어지자 라오스에서 고무를 재배하게 해 라오스 국민들에게 돈을 벌게 해줬지만 이로 인해 원시 열대우림지역의 파괴가 발생했다.

우드먼은 “라오스 정부와 고무 제조사들은 환경 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산림 파괴’가 아니라 ‘산림 재조성’이라는 황당한 논리를 폈다”며 나라 경제를 살리고 있는 외국 고무 제조사를 옹호하고 있는 현실이 억지라고 비판했다.

콩고 민주 공화국에서는 전자제품에 쓰이는 주석과 스마트폰에 쓰이는 희귀 광물인 콜탄을 돌이 무너지는 위험천만한 광산에서 채집해 생계를 이어가는 현지인들의 삶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마약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현지인들의 실상을 상세히게 밝히고 있다.

탄자니아에서는 커피 생산업의 몰락과 부활을, 코트디부아르에선 계속된 내전 속에서도 진행되는 면화산업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문제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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