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OECD 유일‘물 스트레스 국가’

입력 2012-04-13 10:07 수정 2012-04-1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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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종 홍익대학교 교수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는 ‘물이 만물의 근원’이라 했다.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만물의 근원은 ‘땅·물·공기·불’이라 주장할 정도로 인류는 물의 존재를 매우 중요하게 여겨 왔다.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물질 중에서 체중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물은 노폐물을 용해시켜서 체외로 배출시키고, 체내의 갑작스런 온도 변화를 막아 주는 등 생리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인류가 정착생활을 시작해 문명을 일으킨 장소가 대부분 큰 하천 유역인 까닭도 인체가 생리적으로 물을 요구한다는 기본적인 필요성과 농경과 산업 활동에서 물이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인류의 생활과 물은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물을 잘 이용하고 다스리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끊이지 않고 계속되어 왔다.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벼농사를 중심으로 한 농경산업이 잘 발달되어 왔고 물을 제어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삼국사기’에 나오는 신라 흘해왕 21년에 축조된 김제의 벽골제에 관한 기록 외에도 의림지·공검지·수산제·대제지 등 이 시대에 축조된 저수지들을 통해서도 우리 조상들이 이수와 치수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었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근대에 들어서 1965년 ‘수자원 종합개발 10개년 계획’을 수립해 비로소 ‘물의 자원화’를 위한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개발이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소양강, 안동, 대청, 충주댐 등 대규모 댐이 만들어져 홍수예방과 가뭄극복, 용수공급 뿐만 아니라 에너지자원 빈국인 우리나라에 수력발전을 통해 청정에너지를 공급함으로서 산업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특히 30~40여 년 전에 건설된 소양강댐과 충주댐은 지금도 1500만 수도권 주민들에게 중요한 식수원이자 에너지원으로서 건설 당시보다도 오히려 지금 그 중요성이 더 커 보이니 이를 계획한 당시의 정책입안자들의 혜안에 경외감 마저 느낀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277mm로 세계 평균인 807mm에 비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우기인 여름철에 집중되면서 가용 수자원이 26%에 불과하고 하천의 유량변동이 커 물 관리와 이용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애로를 해결하고 청정수력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름철에 집중된 물을 가두어 둘 수 있는 댐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수긍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댐을 만들 장소도 부족하다.

아니 있다고 해도 여러 민원이나 환경단체의 반대를 무릅쓰고 천문학적인 보상비가 들어가는 댐 건설을 강행할 만한 여력도 의지도 부족한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이 이러하다고 마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과거 소양강과 충주댐의 사례에서 보듯이 물 부족, 에너지 빈곤을 후대에 물려주지 않을 대책을 수립하는 것은 지금 우리세대에게 주어진 사명일 것이다.

지난 3월7일 OECD가 펴낸 ‘2050 환경전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가용 수자원 대비 물 수요의 비율이 40%를 넘어 OECD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심각한(severe)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되었다는 기사는 우리로 하여금 4대강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끔 해 주고 있다.

일견에서는 21세기 최고의 자원인 물을 담아 놓을 그릇을 크게 키우고 그 물을 이용해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고 급변하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자 하는 본질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면서 소소한 문제점만을 지적하고 있다.

그들에게 하늘에서 내리는 수자원의 26% 밖에 활용하지 못하는 비효율적인 물 관리 체계를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인지 묻고 싶다. 또한 먼 옛날 맨손으로 힘겹게 벽골제를 쌓아 올리면서 나라의 발전과 풍년을 기원하던 우리조상들의 마음을 한번쯤 헤아려 볼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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