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 이튿날인 30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의 목소리는 듣는 사람이 안쓰러울 정도로 많이 쉬어 있었다.
공식 선거유세 첫 날 부터 이어진 빡빡한 스케줄 탓에 연설 도중 소위 ‘삑사리’를 내기도 했다. 한 대표는 “계속된 연설로 목소리가 많이 쉬었다”며 유세 도중 계속 물을 마셨다.
지친 한 대표가 강원도 유세길에서 뜻하지 않은 두 가지 길조(吉兆)를 만났다. 한 대표 측 관계자들은 “이번에 이기겠다”며 때이른 승리예감에 고무돼 있었다.
얘기는 이렇다. 한 대표가 지원연설을 마치고 상가유세를 시작하던 중 한 상인이 한 대표에게 종이와 펜을 들고 다가왔다. 자신을 ‘펀 컵’이라는 이름의 가게주인이라고 밝인 그는 한 대표에게 “가게 잘 되라는 의미로 글 몇자만 적어달라”고 요청했다. 한 대표의 기운을 받아 가게도 번창했으면 한다는 바람이라는 것이다.
다시 유세장으로 발걸음을 돌린 한 대표에게 이번엔 수행원이 “대표님 뒤에 잠깐만 봐주세요”라고 말했다. 한 대표 뒤에는 태어난지 얼마 안된 ‘네 쌍둥이’가 유모차를 타고 있었다.
특히 한 대표를 본 남자 아기가 박수를 치며 웃자 주변 관계자와 시민들은 “한 대표를 보고 박수 쳐주는 걸 보니 쌍둥이들이 민주당 승리를 미리 축하 하는 것 같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아기들은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 대표를 보고 그저 방긋 웃기만 할 뿐이었다.
아직 선거까지는 12일이나 남았다. 갈 길이 바쁜 한 대표에게 오늘 겪은 두가지 길조가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 사뭇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