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값인하' 허와 실]실적 압박·고용 불안…제약사 영업사원 "울고 싶어라"

입력 2012-03-29 08:27 수정 2012-03-2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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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 인하를 둘러싼 정부와 제약사의 힘겨루기에 애꿎은 영업사원만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제약사를 중심으로 전문약 가격인하로 인한 손실을 일반의약품 판매 확대로 만회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어 일반약 영업사원의 부담만 더욱 가중될 것이란 우려다.

리베이트 단속 등의 여파까지 겹쳐 영업환경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판관비는 줄어드는 반면 실적압박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제약 영업사원에 대한 ‘약 떠넘기기’와 ‘밀어넣기’ 가 횡행하면서 얼마 전에는 이를 견디다 못한 영업사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영업사원들의 고충은 판매량 압박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어려워지는 회사 사정에 고용불안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제약사들이 약가인하로 인한 손실을 쉽고 빠르게 상쇄하는 방법은 임금삭감, 희망퇴직 등이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기업인 삼일제약과 다국적 기업 사노피아벤티스 등 4~5곳은 영업사원에 대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한 정책토론회에서 한국노총 화학연맹 제약분과 박광진 위원장은 “이미 제약현장에서는 내년 일괄약가 정책에 대비해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시행되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 목표도 잘 알고 있지만 제약업계의 노동 불안은 심각하다”고 말했다.

제약협회 갈원일 상무 역시 이 자리에서 “약가인하 후폭풍으로 2만여명의 고용감소가 예측되며 제약업계와 관련된 산업에 미칠 영향을 감안하면 인원감축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A제약사 영업사원으로 취업한 김모(30)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싶을 만큼 최근 업무 스트레스가 늘고 있다”며 “일부 제약사는 영업사원들에 대한 구조조정도 진행되고 있다는데 정부와 제약사의 약가 인하 싸움에 영업사원들만 ‘목’을 내놓게 됐다”며 얼굴을 붉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약가인하로 인한 수익 악화 전망에도 제약사들이 내부적으로 올해 영업 매출 목표액을 전년보다 다소 높게 책정했을 것이라 추측하기도 한다. 제약사가 매출 목표액을 6%만 책정해도 영업사원들은 약가 인하분 14%를 더해 20%대의 부담을 안게 된다.

상황이 이렇자 제약 영업직에 대한 회의론까지 등장했다. 그동안 제약회사 영업 직종은 고액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취업준비생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끌어왔다. 최근 한 제약영업 관련 포털사이트의 카페에는 “제약 영업이 점점 힘들어진다고 해서 업종 변경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토로가 이어지고 있다.

제약영업직을 준비하던 취업준비생 이모(26)씨도 약가 인하가 논란이 되자 공무원 시험을 보기로 했다. 이씨는 “한·미FTA와 약가 인하로 제약사 수익 구조가 점점 나빠질 것으로 보이고, 실제 대량 구조조정까지 진행된다는 말에 안정적 생활을 위해 공무원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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