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밀린 '샤프'.. 생존 위해 고개 숙였다

입력 2012-03-2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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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에 밀려 존폐의 위기에 처한 일본 샤프가 대만 업체에 최대주주 자리를 내주며 마지막 자존심을 버렸다. 샤프는 LCD의 원조이자 일본 LCD업계 자존심으로 불렸지만 생존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최대 LCD 업체 샤프는 지난 27일 대만 홍하이그룹과 LCD 패널 분야 제휴를 위해 669억엔(약 9150억원) 규모의 주식 1억2100만주를 발행, 홍하이에 넘겨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샤프 전자의 주식 약 10%를 보유하게 된 홍하이는 샤프의 최대주주가 된다.

‘LCD의 원조’로 불리던 100년 기업 샤프가 자존심을 접은 것은 삼성전자 등 한국세에 밀려 2900억엔(약 4조원)의 적자를 낸 데다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샤프는 1964년 세계 최초로 트랜지스터 계산기를 만들고 1973년 세계최초 LCD 계산기를 만들면서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컸다. 이 때문에 자사가 생산한 패널은 타 기업에 공급하지 않고 자사의 평면 TV인 아쿠오스에만 채택하는 전략을 구가해왔다. 하지만 결국 연이은 적자로 어려움에 봉착하며 결단을 내린 것이다. LCD 원조의 자존심이 결국 자존심을 버리게 만든 아이러니한 일이다.

양 사의 합작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도 손익 계산에 분주하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관련 부서 직원들은 양 사의 합작 소식이 전해진 27일 밤 향후 영향에 대한 보고서 작성 등을 위해 정신없이 보냈다.

혼하이는 LCD 업계 4위권인 CMI(치메이이노룩스)의 모회사다.

단순히 점유율만 놓고 보면 LCD 업계 5위인 샤프와 4위인 CMI가 힘을 합할 경우 양 사를 합한 LCD 시장 점유율은 21%로 업계 2위 LG디스플레이(26%)에 육박한다. LCD 업계 판도 변화도 가능한 수치다.

또 애플과의 협력 관계가 굳건해 질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혼하이는 자회사 폭스콘을 통해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생산 하고 있다. 이같은 협력을 바탕으로 샤프가 TV 시장을 넘보는 ‘애플TV’의 패널 공급자로 나선다면 삼성전자나 LG디스플레이에게 위협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샤프는 자기네 제품에만 패널을 공급해 왔기 때문에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대만 CMI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중요한 것은 일본 D램 반도체의 희망 엘피다가 파산보호를 신청한데 이어, LCD 원조 샤프까지 대만 업체에 최대주주 자리를 내주며 일본의 자존심이 무너져 버렸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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