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일의 움직이는 부동산]국토부의 '침소봉대'

입력 2012-03-27 10:25 수정 2012-03-2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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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일 부동산팀장

정부의 행태가 도를 넘어섰다. 해외건설 수주가 해가 바뀔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정부는 제2의 중동붐을 부르짖으며 ‘침소봉대(針小棒大)’하기에 여념이 없다. 양해각서(MOU) 체결도 하지 않은 사실을 마치 수주라도 한 듯 떠들어대고 있다. 기업들이 자신들의 주가를 띄우기 위해 전략적으로 소위말하는 ‘뻥카’를 치는 경우를 종종 봤지만 정부가 나서서 확정되지도 않은 사실을 마치 끝난 것인냥 부풀리는 모습이 볼썽사납기까지 하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조성할 예정인 50만가구 신도시 조성건이 그렇다. 총 사업비 73조에 달하는 자국의 주택사업에 대한민국을 선택했다는 것은 절호의 찬스다. 해외건설 수주가 감소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특히, 그동안 걸림돌로 작용했던 ‘건설업 등급(Classification)’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는 것은 우리업체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나 사우디측과 구두약속만으로 수주를 확정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만, 우리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것 뿐이다. 사우디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확인했을 뿐이라는 말이다.

국토부는 사우디 정부와 다음달 중으로 MOU를 체결하고 나면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호락호락하지 않다. 사우디 정부와 가격 등 조건을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사우디측에서 우리업체의 기술력이 우수하니 무조건 참여해 달라고 하진 않았을 것이다. 업계에서는 그 누구도 사우디 정부가 사업비 73조라는 전대미문의 자이언트급 사업을 진행하며, 그것도 건설업 등급을 면제해 주면서까지 조건없이 참여의사를 타진했다고 보진 않는다.

국토부가 지난해 12월 이 사업을 따내기 위해 LH를 중심으로 현대건설·SK건설 등 국내업체와 협의체를 구성하고, 1만가구 시범사업 제안서를 보냈지만 아직까지 답변을 받지 못한 것은 뭔가 조건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진출업체 선정도 말이 많다. 국토부는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업체 가운데 최근 5년간 해외건설 수주 실적과 중동 건축 수주실적을 따져 업체를 선정했다고 한다. 사업참여 의사가 없는 곳은 제외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업체에서는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확인했다는 업체가 대다수였다. 정부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선정을 해버렸다는 의혹을 떨쳐낼 수 없는 대목이다.

정부는 민간업체 해외진출을 돕는 조력자 역할에 주력해야 한다. 설사 MOU를 체결하고 우리 업체의 진출이 확정됐다고 하더라도 조성비용 등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듯 조심스런 자세를 취해야 한다. 호들갑을 떨어서는 사우디측과의 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제2의 중동붐’을 말로만 떠들지 말고 철저하고 꼼꼼한 전략을 수립해 우리업체가 사우디 주택사업 진출시 좋은 값에 수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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