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평등 교육이 핵심, 재능 키워주는 건 학교다"

입력 2012-03-2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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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교육개혁 주도 에르키 아후 前 국가교육청장

“교육의 중심이 되는 것은 아이입니다. 다양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평등하게 지지해주는 것이 바로 학교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핀란드 공교육 혁신 정책을 주도한 에르끼 아호 전 핀란드 국가교육청장이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방한했다. 에르끼 아호는 1973년부터 1991년까지 핀란드 국가교육청장으로 재직하면서 세계 최고라는 현재 핀란드 공교육의 틀을 잡은 인물이다.

그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을 통합한 9년제 종합학교, 수준별 교육 폐지, 교사 연수 등 핀란드 교육개혁을 주도했다. 이러한 개혁조치를 통해 대학진학·직업교육 선택의 시기를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늦추고 등수를 매기지 않는 교실을 만들었다.

교육의 본질은 ‘평등과 협력을 핵심으로 건강한 민주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라는 확고한 철학과 원칙을 내세워 교육계와 정치권, 시민사회의 공감을 이끌었다.

▲에르끼 아호 전 핀란드 국가교육청장(사진 왼쪽)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핀란드 교육 성공 요인 평등 = 핀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공교육 체제를 가진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3년마다 한 번씩 치러지는 학업성취도 국제학력평가(PISA)에서는 2003년, 2006년 1위를 차지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PISA 평가 결과 학생·학교 간 학력 격차가 가장 적은 나라로도 인정받았다. 학생이나 학교를 성적으로 줄세우지 않으면서 뒤처지는 학교와 학생에게 더 많은 배려와 지원을 하는 교육 체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아호 전 청장은 “평등 교육이 핀란드 교육개혁의 핵심”이라며 “아이들은 각자 나름의 재능이 있으며 이를 키우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핀란드는 성적이 우수한 나라일 뿐 아니라 청렴성, 투명성, 지속가능성, 대학경쟁력 등의 분야에서도 세계 일등을 다투고 있는 나라다.

이에 대해 그는 “스칸디나비아 복지사회 이데올로기에 바탕을 두고 사회가 모든 국민들에게 기본 서비스를 제공하고 책임을 진다는 개념”이라며 “종합학교를 만들고 지역과 집안 배경 등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이 무료로 다닐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아호 전 청장은 “교육개혁을 통해 9년 과정의 종합학교(초등교육 및 기초중등교육 통합)를 만들었다”며 “이때 중시한 것이 지역, 부모 직업, 빈부, 지적 수준에 상관 없이 모든 학생들을 같은 교실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한 것이다”고 말했다.

학생 개인이 배울 수 있는 능력에 한계나 상한선을 둬선 안 된다는 것이 교육 개혁의 바탕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19일 방한한 에르키 아호 전 핀란드 국가교육청장은 다양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평등하게 지지해주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아호 전 청장은 “교육 혁신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어떻게 다른 아이들을 같이 가르칠 수 있냐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면서 “하지만 나는 혁신은 비슷한 사람이 아니라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섞여 있을 때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부류의 학생이 같은 교실에서 어울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 학생들 성적 상위권이지만 흥미, 자발성은 바닥권 = 아호 전 청장은 한국 교육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PISA에서 한국 학생들이 핀란드 학생들과 상위권을 다투기 때문에 한국 교육에 대한 이미지는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핀란드 학생들과 달리 한국 학생들의 지적 흥미도, 자발성, 행복감 등은 바닥권이라는데 대해서는 동의했다.

그는 “시험결과가 다는 아니다”며 “학교는 시험 잘 보는 아이를 기르는 것 뿐만이 아닌 사회·윤리적 인간을 키워내는 역할도 한다. 이런 면에서 핀란드 교육이 성공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호 전 청장은 현재 한국에서 영어, 수학 등 일부 과목에서 수준별 수업을 하는데 대해 “과거 핀란드에서는 수학과 외국어 과목에 대해 수준별 수업을 실시했지만 이들 과목을 합쳐서 수업 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나중에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9년제 종합학교 설립은 전국에서 동시에 이뤄진 게 아니라 5~10년의 시간을 두고 지역별로 행해졌다”며 “그 과도기에 일부 지역에서 수준별 수업을 했는데 종합학교에서 더 나은 결과가 나와 이후에 수준별 수업을 없앴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큰 도전이었고 모든 아이들에게 맞춰 지도하기 위해 교사개혁도 함께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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