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험사의 꼼수 ‘절판 마케팅’

입력 2012-03-20 10:30 수정 2012-03-2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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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금융부 기자

며칠 전 휴대전화로 낯선 문자 메시지가 왔다. 문자 메시지를 확인해 보니 4월부터 경험생명표에 의해 암보험이 40% 인상되니 지금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소비자에게 보험 가입을 독촉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절판 마케팅’이라는 보험사의 꼼수가 등장한 것이다.

절판마케팅을 하는 설계사들은 “보험료가 인상되고 보장항목이 축소된다. 당장 가입하지 않으면 손해”라고 유혹한다. ‘손해’라는 말 한마디에 가입을 서두르는 소비자도 많다. 보험료는 똑같이 내는데 혜택이 적어진다니 몰릴 수 밖에 없다. 어떤 설계사는 고객 계약이 급증하면서 전산처리가 늦어지고 있다며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해결하겠다는 행복한(?) 이메일을 보내오기도 했다.

보험사들이 보험료 인상이나 보장 내용 조정 등을 준비하면 언제나 되풀이되는 현상이다. 주로 4월 새 회계연도를 앞두고 발생하는 이유다.

하지만 모든 상품의 보험료가 인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설계사들이 추천하는 상품에 모두 가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또 이같은 절판마케팅은 거의 예외 없이 불완전 판매로 이어지 십상이다.

문제는 보험사들은 설계사에게 절판마케팅을 하지 말라고 권고하면서도 당장 실적이 오르니 그냥 눈을 감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실손의료보험이 표준화 되기 전 손보사들은 절판마케팅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100% 보장하던 실손의료보험이 표준화 되면서 90%로 보장이 축소된다는 점이 예고되면서 집중적으로 판매됐다. 일부 손보사의 경우 실손의료보험 상품표준화 직전까지 6개월 이상 매월 평소보다 3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최근 한 설계사를 만나 절판마케팅 이야기를 꺼내자 “하루에 10건도 넘게 팔아봤다”고 자랑한다. 그 설계사와 계약을 한 고객 10명은 과언 보장내용에 대해 얼마만큼 자세한 안내를 받았을지 의문이다.

절판마케팅 근절을 위해 보험사는 더이상 뒷짐만 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더욱 강하게 절판마케팅을 자제토록 교육하고 감독당국도 실질적인 규제·감독에 나서 매년 절판마케팅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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