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에 유럽 은행들의 대출거부 사태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유럽에서는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예대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세계 시장에 자금 경색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유로존(유로 사용 17국) 은행의 예대율은 지난 1월 116%로 하락했다.
유럽 재정위기를 계기로 시장에서 유럽은행의 신용력이 추락, 저리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면서 기업에 대한 대출을 유보한 영향이다.
유럽연합(EU)이 금융 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도록 요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나가하마 도시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예대율은 100%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유로존의 예대율 하락이 대출 거부 사태로 곤욕을 치른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방불케한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 은행들이 대출을 거부하면서 예대율은 115%대에서 74%까지 떨어졌다.
미국의 예대율은 2008년 리먼 사태 직후 110%에서 81%까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에서도 예대율이 미국과 일본 같은 수준으로 낮아지면 대출 규모는 총 8조달러가 줄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경우 시장에서 자금이 말라 기업의 경제 활동이 위축, 파급은 유로존을 넘어 신흥국과 전 세계에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유럽 은행의 자금 수요는 유럽은 50~60%에 머물며, 아시아와 중남미가 45%를 차지한다.
아시아와 중남미에 대해서는 가파른 성장 전망에 마구잡이식 대출이 이뤄졌다.
따라서 리스크를 수반한 대출도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나가하마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은행의 예대율이 10% 하락할 경우 EU의 실질 성장률은 0.81%, 신흥국은 0.59% 각각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