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학회비 강요…학생회는 대학 ‘일진’?

입력 2012-03-1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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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사항 아닌데도 사실상 강제, 사용내역도 불투명

일부 대학에서 각 단과대학 학생회가 걷는 학회비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회비는 반드시 내야 할 의무가 있지 않은데도 납부를 사실상 강요하는 경우도 있다. 또 예산과 사용 내역이 불투명해 학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3일 서울지역 대학생 등에 따르면 신입생들은 등록금 명세서에 고지된 학생회비 외에 3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에 달하는 학회비를 단과대학의 학생회에 내고 있다. 이렇게 걷은 돈은 학과이름을 새긴 점퍼를 구입하거나 학생회 집행비용 등으로 쓰인다.

문제는 이 학회비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것. 수십만 원에 달하는 학생비는 값비싼 등록금과 입학금을 내야 하는 신입생들에게 또 하나의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두 달치 방값에 해당하는 금액을 고스란히 학생회비로 내는 경우도 있다.

의무사항이 아닌 학회비 납부를 사실상 강요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학교 생활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등의 협박을 하며 납부하도록 종용하고 있다. 학교 생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신입생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내는 경우가 많다.

일부 대학의 경우 학회비 납부를 독려한다는 구실로 학과실 문 앞에 미납자 명단을 적어 공지하기도 한다. 한 대학 신입생은 “돈을 내기 싫어 단과대 출범식과 MT에 빠지려고 했는데 명단을 붙인다고 해서 냈다. 낸 돈이 아까워 어쩔 수 없이 행사에 참여해야 된다”고 말했다.

운용 내역이 불투명한 것에 대한 원성의 목소리도 높다. 각 대학 커뮤니티에서는 ‘학생회장이 학회비로 차를 샀다’, ‘학생회 회식값으로 쓰인다’ 등 투명하지 않은 학회비 집행에 의혹의 눈길을 던지는 재학생의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신입생이 학회비 사용내역을 요구하는 경우 종종 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A 대학의 전자물리학과에서는 지난해 학회비의 사용내역을 요구하는 신입생과 이를 거부하는 학생회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 담당교수가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사용내역이 있더라도 그 신뢰도는 높지 않다. 서울 광진구 B대학 영문과를 졸업한 신유나(27·여) 씨는 “매년 개강 총회 때 전년도 학회비 사용 내역을 보여주는데 신기하게도 모든 비용이 십만원 또는 만원 단위로 떨어진다”며 “아무도 믿지 않지만 그냥 묵인하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대학 측은 개입을 피한다. B대학 관계자는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우리로서는 잘 알지 못한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매년 학회비를 둘러싸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데 일부 학생회의 경우 도가 지나쳐 집행부 학생이 고발하거나 형사입건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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