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기숙사에서 받은 혜택에 비하면 정말 보잘 것 없지만 기숙사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면 좋겠습니다.”
2012년 전기 학위수여식이 열린 지난 2월 22일 건국대 학생기숙사 ‘쿨하우스(KU:Leaders House)’ 행정실에 한 통의 편지가 전달됐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학생들을 위해 일하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쿨하우스가 잘 운영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욱더 살기 좋은, 관생들을 위한 쿨하우스를 만들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노란 편지지에 손수 쓴 감사 편지와 함께 행정실 책상 위에는 200만원의 현금이 든 기부금 봉투가 함께 놓여 있었다.
8일 건국대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대학 졸업반이었던 4학년 1년 동안 기숙사자치위원장과 봉사장학생으로 활동하며 받은 수업료 70% 감면 혜택 장학금을 모았다.
제주도가 고향인 김씨는 “돌아보니 대학 4년 동안 학업을 잘 마칠 수 있었던 것은 기숙사 덕분”이라며 “대학 졸업반으로 취업에 바쁜 4학년 1년 동안 기숙사자치위원장으로 일한 시간이 5년간의 대학생활 중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에 입사한 김씨는 “제가 받은 혜택에 비해 정말 조그마한 보답이며 너무나 미약한 일이라 사연이 알려지는 것이 부담스럽고 부끄럽다”며 “저보다 훨씬 더 좋은 일을 하고 더 헌신적인 학우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건국대 기숙사는 김씨의 기부금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기숙사비 감면 혜택을 부여하는 ‘쿨하우스 나눔 장학’으로 사용하거나 관생들을 위한 복지기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